오피니언 사설

[사설] 3,000만 네티즌 시대의 과제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인구가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94년 이후 10년 만에 3,000만명을 넘어섰다.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00년 상반기 정보화실태를 조사한 결과 97년 100만명이던 이용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올해에는 드디어 3,067만명에 이르렀다. 사용률 68.2%로 국민 10명당 7명이 한 달에 한차례 이상 인터넷을 이용해 전세계에서 대략 3위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사용가구 가운데 84%가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해 명실공히 인터넷 강국으로 올라선 셈이다. 인터넷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곧바로 정보화 대국이나 된 것처럼 자만할 계제는 아니다. 인터넷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갖가지 사회적 병폐도 따라 늘고 있으나 적절한 통제장치가 미흡하다. 우선 개인정보의 빈번한 유출에 따른 폐해는 물론이고 무분별한 네티즌의 자기 주장으로 사회통합이 저해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인터넷 쇼핑몰 등을 가장한 사기행각 등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고 심지어는 게임 아이템을 둘러싼 살인까지 일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다음으로 디지털 정보 격차 역시 정부가 앞장서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다. 이번 조사에서도 도시의 인터넷 사용률은 평균 71.4%인 반면 군 단위는 46.2%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역대 정부가 꾸준히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정보화 시대의 그늘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인터넷 산업의 인력양성도 이용률만큼 성공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응용기술은 다양화하고 있지만 원천기술을 개발할 고급인력은 늘 부족한 게 사실이다. IT산업의 라이프 사이클이 점점 짧아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견인할 핵심인력 양성이 급선무다. 아울러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이 게임이나 포털 등에 치중해 있고 세계적인 닷컴도 아직 없어 글로벌 시장에서 얻어낼 부가가치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유념해야 할 문제다 사실 PC를 이용한 인터넷 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들어선 느낌이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보급률에서 우리보다 훨씬 뒤졌던 일본이나 중국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가 이미 우리나라를 추월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휴대폰이나 텔레매틱스 등을 통한 인터넷 이용이 더욱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정부는 단순히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지 말고 정보화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강화할 수 있는 디지털 어젠다와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은 이제 일상생활의 일부분일 뿐 차세대의 희망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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