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아이디어가 존중 받는 사회


검색사이트에서 이공계를 찾아보면 가장 많이 검색되는 단어 중 하나가 '이공계 기피현상'이다. 이공계 종사자는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심심치 않게 사용하는 용어가 된 것이다.

젊은층 도전보다는 안정추구 심화


이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지난 2001년 당시 한 경제시평에서는 해결책으로 "이공계 종사자 대상 병역특례 확대, 이공계 출신 채용확대, 수학과 과학과목에 대한 대입 인센티브"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2013년 현재에도 이공계 기피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보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것 같다. 이를 필자는 각기 다른 분야의 '생각의 차이'로 풀어보고자 한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대학ㆍ대학원생의 80%는 다소 모험적인 창업을 꿈꾸는 반면 우리나라 대학ㆍ대학원생의 80%는 대학교수,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 등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한다고 한다. 사실 필자도 안정적인 직장을 추구하는 80% 범주 안에 머물러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혹자는 "우리 대학생 및 대학원생들은 창업에 대한 도전과 모험에 대한 패기가 없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그 전에 미국과 우리 젊은이의 이토록 극단적인 생각의 차이가 나온 배경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우리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이해하고 아픔이 있다면 그 아픔을 안아주고 극복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공계 기피현상, 해마다 증가되는 청년 백수와 산업체의 인력 구인난 문제 등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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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이 같은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안정을 추구하는 부모님의 영향을 더 받아서일까. 아니면 결혼적령기 남녀들이 안정된 직장을 얻어 좋은 배우자와 결혼을 해야만 가정과 사회로부터 더 인정을 받는다는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창업을 하더라도 성공할 확률이 너무 낮다고 생각되기 때문일까. 설사 성공을 하더라고 금전적인 보상이나 사회적인 인정이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가치를 힘센 누군가로부터 금전적인 보상 없이 빼앗길 수 있다는 생각에 창업의욕을 상실했기 때문일까. 위의 모든 물음에 대한 답은 이러한 생각의 차이를 낳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에서 찾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빈부격차ㆍ지역감정ㆍ취업대란 등이 생겨나고 창의성이나 행복의 가치를 배제하는 대신에 안정을 추구하고 그것을 당연시하게 됐다.

창의적인 창업으로 부를 이룰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진다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젊은이들이 창의성을 갖고 도전해 그 결실로 큰 부나 명예는 물론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부가 창출될 수 있도록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낼 인식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제 우리 젊은이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실현하고 다소 무모함에 맞설 수 있도록 우리가 시스템을 준비해줘야 한다.

창의성 살릴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새로운 우리 세대가 선진국 젊은이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 및 창업으로 앞서 가는 'first mover'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도와줘야만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자본(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자본사회에서 창의성이 존중되는 가치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창의성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존중되는 가치사회에서는 우리 청년들이 본인 자신들의 아이디어ㆍ창업ㆍ경험으로 신나게 전세계를 무대로 힘차게 도약함으로써 우리 가정, 사회, 그리고 우리나라를 선진사회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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