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의혹'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석유전문가 허문석씨가 최근 거주지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잠적한 사실이 드러나 수사난항이 예상된다.
이는 허씨가 아직까지 자카르타에 살고 있다는 최근 검찰의 발표내용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허씨의 행선지가 주목된다.
24일 자카르타 교민들에 따르면 허씨는 서울중앙지검의 유전의혹 수사가 일단락된 이후 자카르타에서 종종 목격됐으나 특검 발족 시점을 전후한 시기에 완전히 종적을 감췄다.
허씨는 잠적 이전에 주택을 처분하고 도피자금을 마련하는 등 치밀한 은신을 준비했다고 교민들이 전했다.
허씨와 친분이 두터운 교민 A씨는 연합뉴스와 국제전화에서 "허씨는 최근 자카르타 북부지역의 T아파트를 팔고 도심 수드리만 지역의 사무실을 폐쇄했으며 은행에예치한 돈을 모두 인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허씨가 돌연 자카르타에서 모습을 감춘 것은 최근 발족한 특검의 추적에서 벗어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따라서 허씨는 국가 간 이동을 할 때마다 해당국 출입국관리소에 행적이 포착되는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인도네시아를 벗어나지는 않았을 것으로추정된다.
교민 B씨는 "허씨가 인도네시아를 떠날 경우 공항에서 체포될 수도 있다는 점을우려해 다른 나라로 이동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인 거주자가 거의 없는 현지 중ㆍ소도시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유전사업을 둘러싼 각종 정ㆍ관계 외압 의혹과 관련해 허씨의 조사가필수임에도 신병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그의 미귀국을 전제로 수사전략을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22일 허씨가 여전히 자카르타에서 살고 있는 사실을 허씨 동서인 곽모씨를 통해 파악했으나 허씨는 자진귀국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