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놀고먹는 공장 인수하라고? 우리가 바보인줄 아느냐"

미국 기업가, 프랑스 장관 제안 원색비난 파문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 산업장관의 자국 공장 인수제안을 "우리가 바보인 줄 아느냐"며 거절해 파문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21일 보도했다.

타이어 제조회사인 타이탄인터내셔널의 모리스 테일러 CEO는 앞서 아르노 몽트부르 산업장관이 프랑스 북부 아미앵에 있는 굿이어 공장을 인수해줄 것을 요청하자 지난 8일 이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테일러 CEO는 2011년 굿이어 공장인수를 검토하다 노조의 반대에 막혀 포기한 바 있다.

그는 "프랑스 근로자는 높은 임금을 받지만 하루에 3시간만 일한다"면서 "한 시간은 점심 먹고 세 시간은 수다 떨고 세 시간만 일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프랑스의 법정 주간 근로시간은 35시간이다.


평소에도 직설적이고 거친 화법으로 유명한 테일러는 "프랑스 노조원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했더니 '프랑스 방식'이라고 하더라"면서 "이런 나라의 공장을 인수하라니 우리가 바보인 줄 아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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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는 "인건비가 낮은 인도나 중국에서 저렴한 타이어를 생산해 프랑스에 팔면 된다"며 굿이어 공장 인수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프랑스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도 싼 수입산 타이어와의 경쟁에 실패해 5년 내에 자국 내 생산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몽트부르 장관은 테일러 CEO에게 답장을 보내 그의 편지가 "모욕적이며 해외 투자가에 여전히 매력적인 프랑스를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또 타이탄인터내셔널이 불법 덤핑으로 저가 타이어를 수출하려 한다면 다른 유럽 국가들과 함께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프랑스 노조와 언론들도 발끈했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의 굿이어 공장 노조위원장은 "테일러는 정신병자"라고 주장했다. 언론들은 테일러를 '방화범'으로 지칭하는가 하면 '프랑스를 모욕했다'는 내용의 기사로 지면을 도배했다.

몽트부르 장관은 지난해 프랑스 대기업들이 경기불황을 이유로 대규모 인력감축을 발표하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그가 테일러에게 인수를 제안한 굿이어의 아미앵 공장도 폐쇄계획이 잡혀 있는 곳이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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