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 철강大戰] (중) 높아지는 무역장벽

국산 철강제품 곳곳서 견제세계 곳곳에서의 무역장벽 파고가 거세다. 미국은 다자간 협상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201조 강경조치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는 곧 각 국의 수출량 감소로 이어지고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각 국의 무차별적 연쇄 보복조치를 불러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세계 철강 교역량은 감소하고 잉여 생산 설비를 가진 한국을 포함한 일본ㆍEUㆍ러시아ㆍ브라질등 철강 수출국들은 한정된 시장을 놓고 사활을 건 시장 쟁탈전을 벌일 수 밖에 없게 된다. ◇견제받는 국산 철강제품 이미 이러한 가능성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8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멕시코가 수입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3년간 30%의 관세를 부과하는 이 조치가 실현되면 한국산 철강제품의 멕시코 수출은 중단될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일본철강연맹도 최근 수년전 폐지했던 품목별 수입동향 모니터링제를 다시 부활시켰다. 이는 주로 한국ㆍ대만 등 아시아 철강국들에 대한 덤핑 제소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중국도 정부의 강력한 수량규제(I/L)를 배경으로 지난 2월 한국산 석도강판(TP)에 대한 업계의 세이프가드 요청에 따라 현재 이를 조사중이다. 중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전까지 차별적인 대외 무역정책을 지속하면서 자국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최대한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EU 역시 지난 1일 한국등 5개국 철강 튜브 및 파이프 피팅에 대한 덤핑여부 조사를 개시했다. 이밖에 인도ㆍ말레이시아ㆍ남아공 등 세계 곳곳에서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신규 무역제소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5월 현재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전세계 무역규제 조치는 10개국 39건(중복규제는 별도산정)에 이른다. ◇저가 철강재 유입 봇물 국내 철강시장도 중국ㆍ일본ㆍ러시아등 외국산 저가 철강재의 유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들어 철강재 전체 수입은 줄어드는 가운데 철근ㆍH형강ㆍ강관등 건자재용 철강재 수입은 오히려 늘고 있다. 철근은 4월까지 7,000톤이 수입돼 전년동기 대비 58.1% 늘었고 H형강(4만3,000톤), 강관(3만3,000톤)도 각각 2.2%, 7.5% 증가했다. 특히 H형강은 올들어 중국산 수입이 두배이상 급증해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최근 조선경기 활황에 따라 후판 제품도 지난해보다 12.5% 늘어난 35만3,000톤이 수입됐다. 일본은 최근 국내 조선업체들을 공략하기 위해 후판 가격을 20달러 이상 대폭 인하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오는 2004년 철강 무관세화를 시행하기도 전에 국내 철강시장이 초토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저가 철강재 유입에 바짝 긴장하면서도 더 이상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기로 업체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수입관리정책 헛점을 이용해 중국산 철강제품이 KS마크도 받지 않은채 마구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며 "조만간 반덤핑등 보호조치를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동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