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확실한 길이 있었다

제9보(101~120)


장쉬가 흑1로 고개를 내밀었을 때 입회인으로 대국실을 지키고 있던 오타케(大竹英雄)9단이 검토실로 나와 고마쓰9단에게 말을 걸었다. “어때? 곧 끝날 것 같지?” “맞아요. 단명국이 될 것 같아요.” “내가 보기엔 30분 이내에 다카오가 던질 것 같아.” 본인방 장쉬가 제1국을 무난히 이기게 되었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30분 이내에 돌을 던질 것처럼 보였던 다카오9단이 무시무시한 집념으로 판세를 뒤집었으니…. 도무지 방책이 보이지 앉아 다카오는 백2로 응수를 타진했다. 이때가 운명의 순간이었다. 장쉬는 노타임으로 3에 젖혔다. 중앙의 흑대마와 연결고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이 응수는 너무도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다소 위험한 응수였다. 가장 확실한 것은 참고도1의 흑1에 평범하게 받아주는 것이었다. 백은 2 이하로 두는 수밖에 없는데 흑13까지 되고 보면 우상귀는 고스란히 지켜지고 중앙의 흑대마도 멋지게 수습된 결과였던 것이다. 장쉬의 더 큰 실착은 흑7이었다. 부분적으로 볼 때 이 수는 너무도 당연해 보였다. 백을 좌우로 분단시키는 기분좋은 수가 틀림없다. 그러나 더 급한 자리가 있었다. 참고도2의 흑1로 귀를 지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백이 2에서 8로 중앙의 흑대마를 강습하겠지만 흑은 9 이하 17로 백 4점을 잡고 안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