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상 최악 경영난 백판지업계/적자 줄이기 나섰다

◎수출부진에 공급과잉으로 가격덤핑/작년 업체당 50∼170억까지 적자기록/값인상·신시장개척 등 자구책마련 총력한솔판지, 대한펄프등 백판지업계가 장기적인 경기불황에 따른 수출부진으로 지난해 적자폭이 사별로 사상최대인 50억∼1백70억원에 달하는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더욱이 주수출국인 중국시장의 수요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한보사태로 자금시장마저 경색,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11일 판지업계 및 제지공업연합회에 따르면 한솔판지, 대한펄프, 한창제지, 세림제지, 중앙제지등 백판지 주요 메이커들은 지난해 적게는 50억원에서 많게는 1백70억원까지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무구조가 견실한 신풍제지 또한 20여년만에 처음으로 30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 판지업계는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한보부도 사태까지 겹쳐 자금시장마저 경색, 판매대리점이 쓰러지고 어음할인에 영향을 받는등 가뜩이나 어려운 자금운용에 커다란 짐이 되고 있다. 이처럼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 첫째,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따른 수출부진을 꼽을 수 있다. 백판지는 주로 과자박스나 포장용으로 쓰이는 수출필수품목으로 국내 생산물량의 절반이상이 홍콩, 중국등지로 수출된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국내기업들의 수출이 줄어든데다 중국시장마저 미국과의 무역마찰로 수요가 크게 감소, 예상치 못하게 재고가 쌓이고 있다. 둘째,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인하다. 백판지의 총수요는 국내 약 50만톤, 수출 55만톤 등 모두 1백5만톤 정도. 반면 총 생산능력은 1백40만톤으로 약 35만톤의 물량이 남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솔의 본격적인 판지시장 참여와 각 업체들의 경쟁적인 설비증설이 공급과잉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울며 겨자먹기로 국내가격을 종전가보다 무려 20∼25% 낮췄고, 지난 95년 하반기 톤당 7백50달러의 수출가는 현재 5백20달러선에 머물고 있다. 물론 수출가는 일본, 유럽등 선진업체들과 경쟁으로 인하됐지만 그래도 하락폭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최근 판지업체들은 위기의식의 확산속에 적자폭 줄이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업계는 우선 가격덤핑 전략을 지양하고 톤당 60만원인 고시가에 가격을 차츰 접근시킬 계획이다. 한솔판지는 최근 내수가를 48만원에서 52만∼53만원으로의 가격인상을 시도했다. 타업체들도 상향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수출단가도 30%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콩, 중국이외에 일본, 유럽등 신시장을 개척하는 등 수출시장의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여기에 원가절감 등 경영합리화를 통해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한 해결책은 수급안정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홍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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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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