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토론회에서는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으며 1차 토론 때의 참패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말부터 선거유세를 포함한 모든 외부일정을 중단하고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한 휴양지에서 토론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 때를 제외하고 이렇게 긴 시간을 공식일정 없이 보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오바마는 토론준비팀과 함께 1차 토론회 녹화 테이프를 반복 시청하며 실패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만회전략을 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차 토론에서 놓쳤던 롬니 후보가 정계입문 전 투자회사인 베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로서 '일자리를 해외에 팔아넘긴' 경력이나 납세 문제, 저소득층을 비하한 '47% 발언' 등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진영 선거전략가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14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1차 때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토론을 앞두고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6일 열리는 2차 토론은 국내 정책에 초점이 맞춰진 1차 때와 달리 외교정책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되며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진행돼 양당 후보 간 논쟁은 물론 청중의 질문에도 답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청중의 질문에 정중하게 답하는 방법과 함께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사건 조사에서부터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 등 예상 질문에 대한 모의답변을 맹연습하고 있다.
또 1차 토론에서 사회를 맡은 PBS방송의 짐 레러는 후보들에게 후속 질문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2차 토론에서는 미 대선토론 최초의 여성 사회자인 캔디 크롤리 CNN 앵커가 강도 높은 후속 질문을 퍼부을 가능성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롬니 진영은 오바마의 공세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롬니 캠프 선거참모인 에드 길레스피는 CNN방송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토론 스타일이나 전술을 바꿀 수는 있지만 국정 성적표나 정책을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1차 토론 이후 롬니 후보의 전국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정작 대통령을 결정하는 선거인단 확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4일 현재 오바마 대통령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255명을 확보해 과반(270명)에 15명 차이로 다가섰다. 롬니 후보는 206명을 확보한 것으로 내다봤다. NYT도 오바마가 이길 것이 확실하거나 우세한 지역의 선거인은 237명, 롬니 쪽은 191명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