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新에너지전쟁]<2>치열한 확보전

유전개발 놓고 외교갈등…침략전쟁도 서슴치않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것이 장기적으로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중국과 일본은 최근 동중국해의 유전개발을 놓고 심각한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에너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물론 중국ㆍ일본 등 세계 각국은 자원 부국(富國)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해외 자원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등 에너지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중국ㆍ인도 등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국가들은 자국의 성장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가히 전쟁이라고 할 만큼 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에너지 보유국과의 협력 강화=일본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최대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정세가 불안해지자 일본은 사우디 석유ㆍ화학업체들과 손잡고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손을 썼다. 일본의 쇼와셸석유가 최근 사우디의 아람코에 회사지분 15%를 매각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계약으로 아람코는 중동에서 전쟁이 터질 경우 쇼와셸에 우선적으로 하루 30만배럴의 원유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쇼와셸이 일본에 보유하고 있는 정제능력의 60% 수준이다. 이 밖에 지난 6월에는 일본 미쓰비시그룹 등이 출자한 ‘이스턴페트로케미컬’이 사우디에 2,500억엔을 투자해 범용수지 설비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스미토모화학공업은 5월 사우디와 50%씩 출자해 총 5,000억엔 규모의 석유정제시설 등을 세우기로 했다. 중국은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자원 부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5월 브라질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바오산철강과 브라질 CVRD사가 11억달러를 공동출자해 370만톤 규모의 철광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또 올초에는 가봉에 700만달러의 금융을 지원하는 대가로 중국 제2의 석유회사인 시노펙이 가봉에 진출한 프랑스 토털가봉으로부터 원유를 공급받기로 약속받았다. ◇해외 자원개발 참여=‘원자재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은 자원 보유국과의 협력만으로는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세계를 무대로 자원개발에 직접 나서고 있다.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SINOPEC)는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즈와 함께 전세계를 대상으로 석유시추와 생산에 나서며 판매 부문까지도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의 탕샨ㆍ우한ㆍ만샨강철ㆍ장수사강그룹 등 4개 철강업체들은 올초 세계 최대의 호주 광산업체인 BHP빌리턴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광산개발에 나서 25년간 연 1,200만톤이 철광석을 공급받게 됐다. 에너지 확보에 비상이 걸려 있기는 ‘잠에서 깨어난 코끼리’ 인도도 마찬가지다. 인도는 하루 200만배럴의 석유를 소비하는 세계 7대 석유소비국.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석유수요는 앞으로 25년간 매년 5%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의 국영 석유업체인 오일앤내추럴가스(ONGC)가 해외 곳곳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린 것은 수년 전이다. ONGC는 2001년부터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에 17억달러를 투자했다. 2002년에는 수단의 그레이터닐오일 프로젝트에 25%의 지분을 갖고 참여했다. 최근에는 로열더치셸그룹으로부터 앙골라 유전지분을 50% 이상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5월에는 오스트리아 업체와 손잡고 1억1,500만달러를 수단 유전개발에 투자했으며 내년 3월까지 17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대체에너지 개발에도 박차=자원고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각국은 원자력과 풍력ㆍ태양열 등을 이용한 대체에너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 풍력에너지기구를 설치하면 세금을 깎아줄 계획이다. 독일은 이미 전력의 5%에 해당하는 총 1만4,000메가와트를 풍력으로 충당하고 있다. 또 태양열에너지 활용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태양열에너지 관련 설비시장은 지난해 47억달러에서 오는 2013년까지 308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대체에너지 시장이 커지면서 세계적인 기업들도 관련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1억200만달러를 투입해 엔론의 풍력발전 부문을 인수했으며 1,900만달러를 투자해 태양열 설비업체인 아스트로파워를 사들였다. 석유 메이저인 셸도 풍력발전 부문인 셸윈드에너지를 창업했으며 지멘스의 태양열사업을 매입했다. 아시아국가들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분주하다. 최근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은 전력부족 현상을 해결할 방안으로 현재 가동 중인 9기의 원전에 이어 2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또 올해 말까지 4기에 대한 신규발주를 마치고 장기적으로 22개의 원전을 추가할 계획이다. 14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인도 역시 현재 건설하고 있는 9기의 원전에 장기적으로 24기를 추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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