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씨티그룹 '부실불투명성' 해소

'신용경색 진원지' SIV자산, 회계장부에 편입<br>'슈퍼펀드' 설립 계획은 차질 불가피할듯<br>배당금 줄이거나 증자단행 가능성 커져


미국 씨티그룹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의 진원지인 구조화투자전문회사(SIV) 자산을 회계 장부에 편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IV의 자산 운영 및 손실 상황이 장부상에 드러나게 돼 신용경색 현상을 악화시키는 최대 요인으로 지적받아온 부실 규모의 불투명성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씨티그룹이 뱅크오브어메리카(BoA)와 JP모건체이스와 함께 SIV의 부실을 구제하기 위해 추진중인 '슈퍼펀드 ' 설립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은 13일(현지시간) 자사가 운영하는 7개 SIV의 자산 490억 달러를 회계장부에 반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영국계 HSBC와 독일계 라보은행이 SIV 자산을 장부에 반영했으며, 미국계 은행이 SIV 자산의 편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씨티그룹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비크람 팬디트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창사 이래 최대 경영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첫 번 째 작품이다. 팬디프 CEO는 "여러 상황을 종합한 결과 SIV의 회계장부 편입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씨티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SIV 자산의 회계장부 편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티그룹의 이번 결정은 '수퍼펀드' 조성 계획이 지지부진하자 고육지책으로 나온 자체 SIV 구제 방안으로 풀이된다. 즉 씨티그룹이 SIV 부실로 인해 최악의 경우 파산까지 위험성을 줄이고, 다소 훼손되더라도 사전에 봉쇄하자는 정공법인 셈이다. 씨티그룹의 7개 SIV 자산 규모는 지난 8월 870억 달러에 달했으나 신용경색이 폭발한 이후 신용등급 하락과 자산가치 하락, 헐값 자산매각 등으로 현재 490억 달러로 40%감소했다. 일부 SIV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상환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 등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씨티그룹은 SIV의 신용등급 추가 하락을 막고 헐값으로 자산을 매각하지 않아도 될 시간을 벌게 됐다. 하지만 부실자산의 편입으로 은행 건전성의 기준이 되는 자기자본비율 하락이 불가피하게 됐다. 뉴욕월가에서는 자기자본비율이 0.16%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축소하거나 증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씨티그룹의 자기자본비율은 자체 목표치인 7.5%보다 낮은 7.3%에 머물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슈퍼펀드 조성 계획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월가에서는 금융계 공동 SIV 구제방안이 탄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금융가에 30개에 이르는 SIV의 전체 자산은 3,000억 달러로 이중 시티그룹의 운영규모가 가장 크다. 한편 무디스는 이날 씨티그룹의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다. SIV(structured-investment vehicle)= 금융기관이 설립한 투자전문 특수목적법인. 부외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부실발 신용경색을 가속화 시킨 장본인으로 꼽힌다. 부외거래의 특수성으로 인해 부실 규모를 알 수 없고, 이 바람에 금융 기관들이 단기 자금 공여를 서로 꺼리는 등 자금시장의 악순환을 초래했다. SIV는 단기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수익률이 높은 문제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등 정크본드에 투자하면서 수익을 남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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