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戊子年에 거는 기대

지난해 우리 펀드시장을 대표하는 숫자를 3개 꼽을 수 있다. 첫째가 300조다. 펀드의 순자산가치가 지난 9월 300조원을 돌파했고 12월에는 수탁고 기준으로도 300조원을 넘어섰다. 대우채 사태와 2003년 SK글로벌, 카드채 사태라는 홍역을 겪고 140조원대 시장으로 위축됐던 국내 펀드시장이 4년 만에 300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한 것이다. 둘째는 100조다. 주식형펀드는 순자산가치 기준으로는 8월에 100조원을, 수탁고 기준으로는 11월에 100조원을 넘어섰다. 주식형펀드는 펀드가운데서도 MMF나 채권형상품에 비해 일반적으로 투자기간이 긴 자금이며 운용사의 자산운용능력이 첨예하게 드러나 펀드의 꽃으로 불린다. 때문에 주식형펀드 비중은 펀드시장의 질을 가늠하는 잣대이기도 하다. 12월 말 기준 114조원에 달하면서 전체 펀드시장의 38%를 차지, 우리 펀드시장구조의 선진화를 이끌고 있다. 셋째는 2,290만이다. 국내에서 간접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갖고있는 계좌수가 2,290만개로 국내 가구수(2007년7월 통계청 발표치 1,642만 계좌)를 크게 넘어섰다. 물론 한 사람의 투자자가 다수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실제 투자자수와는 차이가 있지만 엄청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2003년 말에 펀드계좌가 350만개 정도였으니 4년 만에 약 6배가 늘어난 셈이다. 물론 펀드시장이 눈부시게 성장하다보니 일부에서‘묻지마투자’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드투자는 일시적 유행도 단기적 과열도 아니다. 이미 우리보다 금융시장이 앞서 발달한 선진국에서 예금만큼이나 보편적인 상품이 펀드다. 투자전문가가 나를 대신해서 투자하고 적은 돈으로 분산투자 및 위험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이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위험 범위 내에서 적절한 상품만 선택한다면 가장 합리적인 투자대안이다. 무자년에는 어떤 숫자로 우리 펀드시장을 마무리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보다 늘어난 숫자와 함께 올바른 투자문화와 건전판매문화가 정착되는 한 해로 만들어가고 싶다. 쥐는 풍요와 부지런함을 상징한다고 한다. 올해도 우리 자산운용업계가 투자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펀드를 운용해 투자자와 업계 모두 풍요로운 결실을 거두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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