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연] `종금사 발전방안' 워크숍

종합금융사 구조조정 작업이 제2라운드에 돌입했다. 금융연구원은 8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각계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종금사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가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직후 시작된 퇴출작업이 1차 구조조정이었다면, 이날 토론회는 종금업계의 장기 생존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는데 의미를 지닌다.정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방안들에 대해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종금업계는 결국 투자은행이 종금사들이 가야할 방향이라는 데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림참조 ◇종금사 자생력이 없다 =토론회 배경은 간단하다. 금융연구원의 김병덕 박사는 『현재의 영업환경 아래서 종금사가 중장기적으로 자생할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98년 4~12월중 ROA(자산이익률)가 마이너스 0.29%에 불과하는 등 수지가 악화되고 지난해말 무수익여신(5조5,859억원)이 97년말에 비해 100%이상 증가해 전체여신의 20%에 이르는 등 부실여신도 급증하고 있으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관련여신 등 부실여신으로 될 수 있는 잠재부실여신도 3조원 안팎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일부 종금사는 잠재적 부실여신을 감안한 무수익여신이 40%를 넘고, 이를 감안하면 자기자본이 잠식된 상태라는 얘기다. 존립요건인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도 형편없다. 지난해말 현재 종금업계의 평균 BIS비율은 8.19%. 그러나 오는 6월말 「생존선」인 8%에 미달하는 종금사도 5개에 이른다. 연구원은 잠재부실여신에 대한 이연처리가 되지 않으면 BIS충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결국 현 상황 그대로 놓아둘 경우 종금사는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두고두고 남기 때문에 2단계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투자은행으로의 전환이 가장 유력=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발전방안은 크게 3가지. 이중 가장 유력한게 증권사와의 합병 및 전환을 통한 투자은행으로의 변신. 금융산업 개편방안과도 부합된다. 세부적으로는 재벌그룹의 동일계열 기업군 소속 종금사는 계열 증권사와 합병 계열 증권사가 없으면 증권사로 전환하거나 기존 증권사와의 합병 등 두가지로 나뉜다. 그러나 이 방안도 문제점은 적지않다. 우선 선발종금사들은 외국계 대주주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 감독의 이원화 문제도 생긴다. 종금사는 증권사로 전환되더라도 BIS비율을 바탕으로한 감독이 불가피해 기존 증권사(영업용순자본비율)와의 차별된 감독권 행사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두번째 개편방안은 다른 금융기관으로 전환. 은행·여신전문금융기관·상호신용금고 등이 전환대상 금융기관이다. 능력있는 종금사는 은행법상 소유상한 기준을 충족하는 조건으로 은행전환을 허용하고, 능력이 없다면 영역을 축소, 틈새시장으로 나서라는 주문이다. 「능력별 업무영역 차등화」다. 마지막 방안은 현 제도 유지. 현실적으로 업계가 가장 바라는 방안이다. BIS비율이 높은 곳은 규제완화(지점설치·개인대출·주식형투자신탁 등)로 추가업무를 허용하고, 낮은 곳은 국제금융 등 일부업무를 제한하는 것이다. 금융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신, 부실종금사의 추가퇴출가능성이 있다. ◇물밑 대응전략 마련에 돌입한 업계=종금업계의 입장은 엇갈린다. H종금 사장은 『증권사와 합병이 경제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6월까지 BIS이행 사항을 지켜보고, 안되는 곳은 퇴출, 충족시킨 곳은 자율적으로 변화토록 「시장자율」에 맡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계열사 중에서 증권사가 있는 종금사들은 제도적인 지원이 있을 경우 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투자은행으로의 변신을 검토하는 등 장기전략 마련에 돌입한 상황. 우선 재벌계열이 대주주인 종금사들은 계열 증권사와의 합병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한국(대우)·동양(동양)·LG(LG)·경수(삼성)·영남(삼성)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종금은 지분(10%규모)을 갖고 있는 부국증권에 더 관심이 있는 상황. 나머지 종금사들도 내부준비에 착수한 상태. 중앙종금은 전문가를 영입, 하반기에 증권사를 신설한뒤 장기적으로 합병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종금도 방향은 잡히지 않았으나, 검토차원에서 여러 증권사와 접촉한 상태. 이밖에 여타 종금사들도 표면적으로는 합병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내부검토는 꾸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상복·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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