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라그룹, 만도 되찾아] '사실상 모기업' 그룹부활 신호탄

재계 12위그룹 외환위기때 해체 아픔겪고<br>건설外 차부품까지 사업 다각화 계기로<br>고용승계 보장등 요구 노조측과 진통 예상




한라그룹의 주력사인 한라건설이 사실상 모기업인 만도를 되찾기로 함에 따라 한라그룹 부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다소 성급하지만 이번 만도 인수를 계기로 한라가 점차 그룹의 위상을 갖춰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라건설의 이번 만도 인수 과정에 현대ㆍ기아차그룹 등 범현대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현대건설 인수합병(M&A) 과정에서도 범현대가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라그룹 부활의 신호탄?=한라그룹의 주력사인 한라건설이 지난 1999년 그룹이 해체되면서 외국계에 매각해야 했던 만도를 9년 만에 되찾으면서 앞으로 그룹의 모양새를 갖추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라 측의 만도 인수는 국내 최대의 자동차부품 업체를 다시 사들이고 그룹의 모기업을 되찾게 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라그룹은 고 정인영 회장이 1962년 현대양행 안양공장(만도기계)을 세운 후 외환위기 직전 21개 계열사를 거느린 12대 그룹으로 성장했다가 외환위기 여파로 건설을 제외하고 그룹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도 만도에서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부회장으로 활동했던 만큼 만도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라그룹으로서는 기존 주력사인 건설 이외의 자동차부품 업체로까지 사업을 다각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공태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만도의 순이익이 2005년 1,270억, 2006년 820억, 지난해는 3ㆍ4분기까지 830억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만도 인수가격은 주가이익비율(PER)의 9배 수준에 불과하다”며 “한라건설이 현대차그룹의 협조를 얻어 만도를 저렴하게 인수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소 이른 추측일 수도 있지만 시장 일부에서는 한라건설이 중기적 차원에서 옛 계열사인 한라공조 등에 대한 추가인수에도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존 건설 위주만으로는 한계=푸르덴셜투자증권에 따르면 한라건설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2.9% 증가한 1조2,000억원(순익은 518억원)으로 예상되지만 건설사업 자체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회사의 영업이익 등 실적이 호전되고 있지만 건설업체 하나만 가지고는 경기부침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몽원 회장의 사촌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건설은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부침이 심해) 망하는 기업들도 여럿 나와 현재 20%선인 건설 이외 비중을 40%까지 높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따라서 한라그룹으로서도 현재 주력인 한라건설 이외에 목포신항만과 제2목포신항만ㆍ한라아이앤씨ㆍ한라에인앤티 등에 그치고 있는 관계회사군을 여건만 맞는다면 대폭 확장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범현대가도 인수 적극 찬성, 앞으로 과제도 만만찮아=정몽원 회장은 이번 선세이지 측 지분 인수를 위해 만도의 최대 수요처인 현대ㆍ기아차 그룹의 적극적인 동의와 지원을 받아 추진해왔다. 미국 사모펀드인 KKR이 만도 인수를 위해 한라건설 컨소시엄보다 훨씬 높은 1조2,000억원의 인수가격을 한때 제시했지만 만도의 주인이 되지 못한 것은 현대ㆍ기아차그룹의 반대가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그 결과 한라건설 컨소시엄은 이보다 훨씬 낮은 6,515억원에 만도를 인수하는 성과를 올렸다는 후문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KKR이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현대ㆍ기아차그룹이 납품을 보장할 수 없다고 버텨 결국 한라건설 쪽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한라건설은 또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삼촌인 정상영 명예회장의 KCC를 비롯, 산업은행PEㆍ국민연금사모펀드(H&Q)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물론 만도 노조가 한라 컨소시엄에 대해 ▦노조ㆍ단체협약ㆍ고용승계 보장 ▦공장별 라인별 분할매각 금지 ▦해외공장 부품 조달 금지 ▦매각시 노조합의 등을 요구하고 나서 앞으로 한라그룹이 만도를 완전히 품기까지는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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