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성장 없는 고용은 위험하다는 경고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을 2017년까지 70%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4일 발표한다. '고용률 70% 로드맵'인데 지난해 2,290만명인 취업자(고용률 64.2%)를 2,528만명으로 238만명, 연평균 48만명가량 늘리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관련법령을 고쳐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시키는 등 근로시간을 줄이고 사회복지ㆍ의료ㆍ관광 등 서비스업 일자리,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 나선다.

방향은 대체로 잘 잡았다. 수출ㆍ제조업 중심의 성장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고용유발 효과도 갈수록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기 중 고용률 70%를 어떻게든 달성하겠다며 과욕을 부려서는 곤란하다. 기초체력인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경제 패러다임을 고용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춰 법ㆍ제도와 장시간 근로문화를 차근차근 풀어가기 바란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성장 없는 고용은 고용 없는 성장만큼 위험하다'는 보고서에서 고용률 70% 목표시점을 2020년으로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용률 목표를 맞추려면 연 8%의 성장이 전제돼야 하지만 정부가 공약가계부를 짜면서 설정한 경제성장률은 올해 2.3%, 내년 이후 4% 정도다.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다. 글로벌 침체와 엔저로 기업이 고전하고 세수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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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과 노사문화 개선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일자리 창출효과도 서서히 나타난다. 독일의 경우 2002~2003년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사회보장제도 개혁, 세율인하 및 세제개혁, 규제철폐 등 전후 최대의 구조개혁 정책인 '어젠다 2010'을 마련했지만 2005년이 돼서야 고용률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5년간 취업자를 238만명 늘려 고용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 공약'만큼이나 과욕이다. 정부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강한 목표달성 의지를 갖는 것은 좋지만 신뢰 추락을 자초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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