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여섯 번 밀기

제2보(10~20)


장쉬가 백10으로 밀어올리자 검토실의 이시다 아키라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속수성인데요. 보통은 날일자 정도가 프로의 행마일 겁니다.” “하지만 힘찬 수 같기도 한데요.”(양자위옌9단) “하긴 예전에 후지사와 슈코 선생도 이런 식으로 무식하게 밀어 버린 예가 있긴 있지요.”(이시다) 이시다 아키라는 참고도1의 백1로 뛰고싶다는 견해를 끝까지 철회하지 않았다. 흑이 2로 추궁하는 것이 따끔하긴 하지만 아예 손을 빼어 3으로 걸치면 백도 충분히 둘 수 있는 바둑이라는 주장이었다. 다카오가 10분쯤 생각하고 흑11로 올라서자 장쉬도 10분쯤 생각하고 또 백12로 밀었다. 쌍방이 심각한 표정으로 신중을 기하고 있었지만 막상 바둑판 위에 연출된 것은 18급짜리 초심자의 줄바둑 같은 뻣뻣한 모습이었다. 장쉬는 무려 여섯번을 밀었다. 하긴 백20까지는 외길이었을 것이다. 백14로 참고도2의 백1에 두면 흑2로 들여다보는 수가 급소로 등장한다. 백16으로 가에 두면 나의 자리가 급소로 남고 백18로 다에 두면 라의 자리가 급소로 남는다. “여섯 번 밀다니. 신기록일 겁니다.”(고마쓰9단) “원래는 백이 흑의 수레 뒤를 밀어주는 격이라서 나쁜 행마로 통하는데 지금은 의외로 유력해 보입니다.”(양자위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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