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벡텔사 「사업관리자」로 내정/고속철사업 국내사 들러리

◎노면설계검증 불시스트라·감리도 독 DEC/하청사 전락,건설발전 역행/건설업계미국 벡텔사가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의 전반적인 관리·책임을 맡게 돼 경부고속철도건설의 전분야가 외국업체에 맡겨져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건설·감리업체들은 실질적으로 외국업체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19일 한국고속철도공단에 따르면 최근 벡텔사를 사업관리자로 선정하는 문제에 대해 공단과 벡텔 양자가 협상을 거의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벡텔 파견진은 고속철도 건설 현장과 사업지원·건설·차량·전기시설·품질본부 등 공단 내 각 부서에 분산 배치돼 공단측 직원들과 함께 업무를 맡게 되며 결재권 등 상당한 권한도 갖게 된다. 결국 경부고속철도건설은 ▲사업관리는 벡텔 ▲노면설계검증은 프랑스 시스트라 ▲감리는 독일 DEC가 담당하는 등 핵심부분이 모두 외국업체에 맡겨진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최대의 국책사업을 모두 외국업체에 내맡긴 꼴이라며 당초 경부고속철도 건설경험을 통해 우리의 고속철도건설기술을 축적하겠다던 정부 정책이 파기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고속철도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H사 관계자는 『공단이 감리·노반설계검증·사업관리를 모두 외국업체에 맡긴 것은 부실시공·사업비증액 등의 파문이 일자 일단 책임이나 잡음을 피해 공사를 추진하고 보자는 단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핵심분야를 외국업체에 모두 맡김으로써 국내업체들은 이들 외국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당초 건설경험 축적을 통해 대만·중국 등의 고속철도건설사업에 진출하겠다던 정부의 의지도 퇴색했다. 시험구간 공사에 참여중인 D사 관계자는 『고속철도 건설의 완전 외세의존은 우리 업체들의 기술습득을 통한 해외 고속철도건설 사업진출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밝혔다. 감리업체인 B사 관계자는 『건설 초기단계에는 국내업체들의 경험부족으로 시행착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같은 오류를 보완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업체를 소외시키고 외국업체에 사업을 맡긴 것은 건설업계 전체 발전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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