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중동·阿 10년 공들였는데…"

[혼돈의 리비아] 정권 붕괴·분열 위기 잇따라<br>자원등 투자전략 물거품 우려

재스민혁명으로 중동, 특히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의 정정불안이 확산되면서 중국의 대(對) 아프리카 전략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리비아ㆍ수단 등 아프리카 자원부국의 정권과 돈독한 관계를 맺으면서 국영기업을 통해 이들 지역에 대한 석유ㆍ천연가스 개발에 올인해왔다. 고속 경제성장에 따른 자원 확보와 함께 미국 등 서방국과 정치적으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국가에 대한 인프라 투자 등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지역 영향력을 확대할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들 정권이 붕괴 또는 분열 위기에 처하고 향후 정정 전개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중국 정부는 그동안 쌓아왔던 대아프리카 자원투자 성과가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 새로 들어서는 정권이 그동안의 투자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거나 신규 법령 제정을 통해 기존 사업이 커다란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아프리카 투자 누적액은 지난 2009년 말 현재 93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가 임박한 리비아에서 중국은 국영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가 북서 연안에 원유시추 사업을 벌이고 있는 등 자원ㆍ철도ㆍ통신 부문에서 수천만달러, 수억달러 규모의 7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5일 현재 리비아가 내전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자국민 보호를 위해 리비아 주재 중국인 3만6,000여명 중 1만2,000여명을 전세기ㆍ선박ㆍ버스를 동원해 철수시켰다. 중국 상무부는 웹사이트를 통해 23일 현재까지 27곳의 중국 공사현장과 캠프가 약탈당했으며 차량 파괴, 장비 파손 등 적지 않은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이슬람 정권이던 수단이 국민투표를 통해 각각 이슬람계와 기독교계인 북수단과 남수단으로 갈라선 것도 중국에는 두고두고 두통거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 등 서방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기존 수단의 이슬람 정권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2003년 수단 정권의 다르푸 인민 학살 등으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한창일 때도 중국은 페트로차이나 등의 국영 석유기업을 통해 지속적인 석유자원 개발을 진행했다. 분리독립이 확정된 기독교계 세력인 남수단이 조만간 신생국으로서 유엔에 가입하는 등 국제무대로 나올 경우 중국과 불편한 관계가 표면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내전 상태로 치닫고 있는 코트디브와르ㆍ짐바브웨ㆍ앙골라 등 정정이 불안한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중국은 대규모 자원개발과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이다. 베이징 소재 중국정법대의 문일현 교수는 "중국은 그동안 공격적인 자원개발 투자와 함께 부채 감면, 인프라 지원 등 아프리카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며 "하지만 최근 수단ㆍ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정세가 급변하면서 대아프리카 정책의 기로에 서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