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은 경쟁제한 결과 나타나야"

대법 "열연코일 공급 거부 포스코에 과징금 부당"

독과점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하려면 경쟁제한 결과가 나타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 사업자의 지위남용 행위 개념과 일반적 불공정 행위 개념을 구분짓는 첫 판결이다. 22일 대법원에 따르면 현대하이스코는 지난 1999년 냉연강판 공장을 짓고 국내 유일의 열연코일 공급업자인 포스코에 5차례에 걸쳐 자동차 강판용 원료인 열연코일 공급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공정위가 포스코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6억여원을 부과하자 포스코는 소송을 냈다. 1, 2심은 “포스코는 지위를 남용해 경쟁자를 방해하고 지배적 지위를 계속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며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 행위가 되려면 시장에서 가격 상승, 산출량 감소, 다양성 감소 등 ‘경쟁제한 효과’가 있어야 부당성이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하이스코는 일본에서 원료를 수입, 강판을 생산해 2001년 이후 순이익을 올리는 등 정상적으로 영업했고 원료공급 거절 때문에 국내에서 강판 생산량이 줄거나 가격이 상승하는 등 경쟁제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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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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