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초대석] 김규복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선택과 집중으로 한정된 재원 효율성 높일 것<br>부분보증비율 세분화등 단계 추진 충격 최소화<br>대기업 협약보증제는 '트리플 윈윈'…확산 기대


[월요초대석] 김규복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선택과 집중으로 한정된 재원 효율성 높일 것부분보증비율 세분화등 단계 추진 충격 최소화대기업 협약보증제는 '트리플 윈윈'…확산 기대 대담=김인영 금융부장 inkim@sed.co.kr 정리=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관련기사 • [월요초대석] 김규복 이사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 지원은 철저히 시장경제 논리가 적용되는 방향으로 바뀌겠습니다. 과거와 같이 양적 공급, 무조건 퍼붓기 식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한정된 보증 재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원이 이뤄질 것입니다.” 김규복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중소기업 보증지원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과거처럼 중소기업이라는 간판만 달고 있으면 당연히 지원을 해주는 풍토는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증지원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보증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론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달 18일로 취임 6개월을 보냈다. 취임 이후 대대적으로 보증제도를 개편하고, 이에 걸맞게 조직을 혁신적으로 재정비했으며,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SK텔레콤과 함께 대기업 협력보증제도를 시작하는 등 쉼 없이 숨가쁘게 달려왔다. 김 이사장은 6일부터 충청, 호남, 부산, 대구 등 지역 영업점을 방문하는 현장 경영을 시작한다. 일선 현장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이해와 동참을 구해 신용보증의 정책 효율성을 높이고 재정자립 기반도 구축하기 위해서다. 김 이사장을 만나 올해부터 달라지는 신용보증제도의 개편 내용과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 중소기업 지원 정책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올들어 보증제도가 크게 개편됐습니다. 그 원칙을 말씀해주시지요. ▦과거와 달리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정책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금융지원 뿐만 과거에는 중소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게 평가해서 일방적인 보호, 육성 차원에서 퍼붓듯이 지원했습니다. 벤처기업이라는 이름만 달면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그 결과 거품이 생겨 시행착오를 반복적으로 겪어왔습니다. 이제는 이런 양적 공급에 의한 공급정책에서 벗어나서, 질적인 개선이 따라야 합니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맞춰 글로벌 경쟁력을 지원하고 스스로의 자생력을 키워나가는 방향, 즉 시장경제의 원리가 적용되는 지원으로 방향을 완전히 바꾼 것입니다. 부가가치 및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경제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혁신형 중소기업을 발굴해서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한정된 자원으로 효율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보증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꾸었습니까. ▦우선 부분 보증비율이 차등화했습니다. 신용등급별로 부분 보증비율을 50~80%까지 세분화 했습니다. 또 보증거래 기간이 10년을 넘어서거나 앞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경우 부분 보증비율을 5%포인트 인하하고, 대신 3년 이상 장기분할 상환하는 경우에는 보증비율을 5% 인상키로 했습니다. 보증료 체계도 개편됐습니다. 최고 보증비율을 기존 2.0%에서 3.0%로 인상하고, 15억원을 초과하는 고액 보증기업에 대해서는 가산 보증료를 부과하게 됩니다.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최고 보증 한도 대상이나 자기자본 한도를 적용하지 않고, 보증료도 0.2%포인트를 줄일 것입니다. 반면 고객ㆍ장기 보증 기업을 줄이기 위해 최고 보증한도를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줄이고, 보증기간이 5년 이상 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가산 보증료를 부과할 계획입니다. - 신보의 보증 받지 못하면 죽는 기업도 많고 돈이 없어서 쩔쩔매는 한계기업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배려도 해야 하질 않습니까. ▦이제는 시대의 흐름이 달라졌습니다. 제도 개편이나 혁신에는 반드시 아픔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보증이나 대출에 의존해서 연명하고 있는 기업들은 더 이상 온존하기 어렵습니다. 재정, 금융지원에 의존해서 연명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금융지원, 보증지원은 반드시 상환 부담이 따릅니다. 원금 뿐만 아니라 이자까지 붙여서 상환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중소 기업들은 이 같은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데 기존의 보증을 기득권처럼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다만 보증 축소가 단기적으로 급격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부분 보증비율 및 보증료와 연계, 연도별로 단계적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장 경영을 통해 중소기업에 제대로 된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중기들이 현실 적응 해나갈 수 있도록 중점을 두고 일을 할 것입니다. 사전에 안내문을 보내고, 언론 홍보도 하고, 중도해지 내용을 몇 달 전에 예고해서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등 시장에 큰 충격이나 혼란 없이 연착륙(soft landing)할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의 보증제도의 위상과 앞으로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이번 보증제도 개편의 핵심은 장기ㆍ분할 상환구조를 갖춘 보증 상품을 팔겠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보증지원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보증이 꼭 필요한 기업에게 지원을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보증개념에서 상품개념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장기ㆍ분할 상환구조를 갖춘 상품을 사는 기업에게는 여러 가지로 우대하겠습니다. 신용등급을 잘 살펴서 기업에 니즈에 맞는 맞춤형 보증 서비스를 할 것입니다. 보증을 필요로 할 때 보증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여력이 생기면 이제는 보증을 졸업해야 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보증 여력은 신규 유망기업, 중소 창업기업 등 꼭 자금, 보증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 지원하겠습니다. 걸음마 단계에서 조금만 밀어주면 걸을 수 있는 유망 기업들을 발굴해서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반면에 한계 기업들은 구조조정 되어야만 국민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지요. 장기, 고액, 우량기업 내지는 반대로 한계 기업들에 대해서는 단계별으로 보증을 축소해 나가겠습니다. 기존에는 만기가 다가오면 보증 수수료만 내야 했지만, 이제는 만기를 연장할 때마다 패털티성 가산 보증료를 붙이게 됩니다. 이는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패러다임 전환에 맞는 금융, 보증정책, 시장원리에 충실한 보증활동을 하겠습니다. 계속 보증에 연연하고, 보증에 의존에서 연명하는 기업들은 더 이상 보증을 해줄 수 없습니다. - 중소 기업들이 상당히 부담을 느끼겠군요. ▦상당한 부담이죠. 영구적인 보증이나 영구적인 대출은 없다는 겁니다. 반드시 상환부담을 질 수 밖에 없습니다. - 취임 이후 하신 일 중 대기업 협약보증제도가 사회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SK텔레콤이 20억원 출연, 협력업체에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좋은 모델 케이스로 여타 대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보증재원에 대한 승수 효과를 감안하면 대단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상생 협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자금입니다. 상생협력 모델에 충실한 협약보증제도를 이용해 대기업도 작은 돈을 들여 홍보 효과를 높이고, 중소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양질의 부품을 생산하게 됩니다. 대기업을 중기가 생산한 좋은 부품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은행은 대출을 늘려 좋고, 보증기금은 꼭 필요로 하는 곳에 지원을 해 줄 수 있어 좋은 것입니다. 한마디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트리플 윈-윈(triple win-win)’ 제도입니다. 현재 INI스틸,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등이 관심을 표명을 하고 있습니다. - 올해 경영전략을 무엇입니까? ▦보증제도 개편, 보증재원 부족 같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올해의 경영 방침도 혁신전략에 기초해서 신용보증의 정책 효율성 제고, 재정자립기반 구축, 신용사회 구현 등 5가지를 제시했습니다. 특히 신용사회 구현에 앞장 서겠습니다. 기업들도 국가 신인도가 문제가 되듯이 앞으로 기업들도 신용평가 등급에 따라 보증의 차등 폭이 넓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신용등급이 어떻게 나올지 평소에 잘 관리해야 합니다. 우선 재무제표는 분식 없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투명한 회계처리하도록 해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기업을 세일즈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제대로 된 신용평가등급을 받고, 금융거래, 상거래, 정부 조달거래, 국제거래 등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앞으로 신용등급에 따른 보증의 차등 폭을 점차 키워나가겠습니다.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은 우대하고 낮으면 박대할 겁니다. 어떤 경우에는 보증제도에 발을 못 붙이게 하고, 빨리 상환하도록 압박을 가할 겁니다. - 올해 보증 공급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올해 공급 목표는 지난해 보다 1조원 줄어든 29조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나 기금의 건전성을 감안해서 기존 보다 5,000억원 범위 내에서 융통성 있게 늘이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운용할 예정입니다. 총 보증 공급규모는 줄어들지만 신규 보증 여력을 최대한 늘려나갈 것이기 때문에 자금이 꼭 필요한 중소 기업들에게는 보증 공급이 부족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신규 보증액은 지난해 계획보다 3,000억원이 늘어난 8조원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신규 보증여력은 앞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창업기업, 기술기업 등 혁신중기 지원에 집중 활용하겠습니다. - 중소기업에 대한 바람직한 금융지원과 이에 맞는 신용보증기금의 역할은 무엇인지요.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신용보증이 기업대출을 선도해 나가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이 은행을 먼저 찾아가서 대출신청을 하고, 담보가 없으면 보증을 받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을 방문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신보를 먼저 찾아와서 보증을 받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 시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의 엄격한 신용심사, 조사를 거쳐서 보증서를 발급 받아 은행을 찾아가게 하겠다는 겁니다. 반대로 앞으로 신보에서 거절 당한 기업은 이제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이 같은 역할이 단순히 희망 사항이었는데 이제는 반드시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행태를 바꿔나가는 선도적 역할을 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당부 말씀을 해주시지요. ▦철저한 신용관리가 생명입니다. 신용관리 노력을 엄격하고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기업의 회계 투명성은 생존의 기본 여건입니다. 거대 기업도 투명하지 못하면 한방에 시장에서 나가 떨어져 버립니다. 중소기업도 과거처럼 주머니 돈이 쌈짓돈이고, 제대로 된 구분 없이 회계처리를 하면 보증서를 못 끊어줍니다. 이제는 찾아오는 기업이 아니라 직접 발굴하고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는 돕습니다. 스스로 돕는 중소기업에게는 금융지원, 세제지원, 보증지원은 부차적으로 따라 오게 됩니다. 중소 기업인들이 이 부분을 분명하게 인식했으면 합니다. 입력시간 : 2006/02/0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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