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인가 의료기기인가`를 놓고 혼선을 빚었던 질병진단용 바이오칩이 의약품으로 결론이 났다.
또 체외진단의약품을 일반인들이 손쉽게 사서 쓸 수 있는 자가검사용과 병ㆍ의원 등에서 전문가가 사용하는 진단용으로 이원화돼 자가검사용 시장의 고성장이 기대된다.
◇의료기기서 의약품으로 선회=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10월 진단용 바이오칩(DNA칩ㆍ단백질칩 등)을 의료기기로 지정하겠다고 입안예고했으나 최근 이를 철회, 체외진단용 의약품으로 허가를 내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는 진단제품을 사용해온 진단검사의학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가 `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는 기존 체외진단시약과 형태ㆍ사용법만 다른 진단용 바이오칩을 의료기기로 지정하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강력 반발하고, 법 논리상 이들의 지적이 옳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바이오칩과 혈액ㆍ소변 등 검체의 반응결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분석장치를 한 품목(의료기기)으로 허가하겠다던 입안예고도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바이오칩은 의약품으로, 분석장치는 의료기기로 품목허가를 내주게 된다.
◇연내 `진단용 바이오칩 1호` 탄생= 지금까지 식약청에 진단용 바이오칩을 의료기기나 의약품으로 품목허가 신청한 업체는 바이오메드랩ㆍ마이진(자궁경부암 진단 DNA칩)과 마크로젠(다운증후군 진단 DNA칩) 등 3곳.
생물의약품과 관계자는 “체외진단의약품은 임상시험 프로토콜에 대한 승인절차가 없어 개발업체가 감도ㆍ재현성 등을 입증하기 위해 제출한 안전성ㆍ유효성 자료와 `기준 및 시험방법` 관련 자료를 인정받으면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다”며 “다만 세 업체가 제출한 안전성ㆍ유효성 자료가 빈약해 보완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가 추가 시험자료와 `기준 및 시험방법` 심사자료를 신속하게 제출한다면 올 하반기 `진단용 바이오칩 1호`가 탄생할 전망이다. 식약청은 최근 바이오칩에 대한 `기준 및 시험방법` 초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병ㆍ의원 등에 바이오칩을 판매하려면 의약품제조업 허가, 바이오칩 분석장치에 대한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추가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체외진단의약품 허가제도 개선= 식약청과 보건복지부는 임신진단ㆍ당뇨ㆍ혈당검사키트 외엔 모두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는 체외진단의약품을
▲일반인들이 손쉽게 사서 쓸 수 있는 자가검사용과
▲병ㆍ의원 등에서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진단용으로 이원화할 방침이다. 새 제도가 도입되면 간기능ㆍ지질ㆍ혈중 콜레스테롤ㆍ뇨단백 수치 등을 자가검사할 수 있는 제품들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치료제에 비해 개발비가 덜 들고 성장전망도 밝다는 판단 아래 각종 진단제품을 개발해온 바이오 벤처기업들에게 큰 장애물이 사라지는 셈이다.
한편 정부는 국내서 제조한 체외진단의약품은 식약청이 품목허가를 내주지만 수입제품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가 전문ㆍ일반 구분없이 수입승인을 내주는 현행 제도가 국산 제품을 역차별하고 있다고 판단, 이를 개선할 방침이다.
<임웅재기자 jael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