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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손잡고 총 1조원 규모의 석유화학 원료 합작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는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혼합자일렌 및 경질납사 제조 합작법인 설립 및 신규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과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참석해 MOU에 서명했다. 두 회사가 사업 합작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작공장은 두 회사의 사업장이 있는 충청남도 대산 산업단지 내에 1㎡규모로 설립하며 오는 2016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합작공장은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액체 탄화수소인 콘덴세이트를 하루 11만 배럴 규모로 정제해 혼합자일렌과 경질납사를 연간 각 100만 톤씩 생산하게 된다.
혼합자일렌은 벤젠과 파라자일렌 등 방향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벤젠, 톨루엔, 자일렌 (BTX) 공정의 주원료 가운데 하나다. 최종 재처리 과정을 통해 합성섬유나 플라스틱, 휘발유 첨가제 등 우리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경질납사는 항공유나 등유 등을 만들거나 다른 석유화학의 기초원료로 쓴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합작법인에서 생산하는 혼합자일렌의 경우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에 전량 투입하며 경질납사는 롯데케미칼로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4월 제2 BTX 공장을 짓는 등 신규 사업을 강화해 왔으며 이번 원료 사업으로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두 회사는 자체 BTX 공정 주 원료인 혼합자일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최근 국내ㆍ외 혼합자일렌 제조사들이 BTX 설비 증설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중장기 물량 확보를 위해 합작법인을 통해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두 회사는 혼합자일렌과 경질납사의 안정적 조달을 통한 원료 수입대체 효과만 연간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울러 혼합자일렌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경유 및 항공유 등을 수출해 연간 3조 원 가량의 수출증대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이날 조인식에서 “중국과 중동국가의 대규모 석유화학 증설로 갈수록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업종이 상호 보완적인 양사가 서로의 강점을 키우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경쟁력을 높이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대산공단 내 이웃 사촌인 두 회사가 담장을 낮추고 두 손을 맞잡았다”며 “이번 합작을 계기로 원료와 유틸리티는 물론 신규 사업과 해외시장 진출 등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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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왼쪽부터) 현대오일뱅크 사장,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1조원 규모 ‘혼합자일렌 및 경질납사 제조 합작법인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 현장에서 함께 모여 손을 잡고 있다./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