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Crude oil), 컴퓨터(Computers), 자동차(Cars), 구리(Copper). 알파벳 'C'로 시작되는 이들 4개 제품이 올해 각국의 무역흑자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전자·자동차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독일과 한국, 산유국인 쿠웨이트·노르웨이 등이 수혜국가로 꼽혔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자체 뉴스 서베이를 통해 올해 유망한 4개 수출제품군을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대 규모의 흑자가 예상되는 '톱15' 국가를 발표했다.
설문 결과 원유의 경우 지속되는 유가 하락이 오히려 수요 확대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돼 유망 수출제품으로 뽑혔다. 혜택은 주요 산유국인 중동의 쿠웨이트와 카타르, 북유럽 최대 산유국인 노르웨이가 누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쿠웨이트와 노르웨이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 되는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돼 각각 흑자 상위국 2위와 4위에 올랐다. 카타르도 8% 정도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며 7위를 기록했다. 반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GDP 대비 15%의 흑자를 냈지만 올해는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블룸버그는 판단했다.
자동차와 컴퓨터도 올해 수요 증가와 교역 확대 등에 따른 유망 품목으로 꼽혔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올해 GDP 대비 흑자가 7%, 140조원으로 전망돼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자동차와 전자제품 수출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두 배나 성장했다. 세계 3위 수출국 독일도 GDP 대비 흑자 규모 7% 이상으로 8위를 기록했다.
또 전통적으로 수출이 강한 싱가포르와 네덜란드·덴마크 등이 양호한 경상수지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무역강국 싱가포르는 유일하게 GDP의 20%에 육박하는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돼 당당히 1위를 차지했고 네덜란드 등 서유럽 8개국이 톱15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GDP의 8.3% 흑자가 예상돼 6위를 차지한 스위스는 최근 프랑화 가치 상승으로 흑자 비중이 두 자릿수에 못 미칠 것으로 점쳐졌다. 이 밖에도 제약업이 강한 아일랜드가 GDP 대비 5.5%, 인근 슬로베니아도 5.8%의 흑자가 예상됐다. 이 밖에 낮은 임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도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