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4월 29일] 日시장 공략 지금이 좋은 기회

김태호(KOTRA 부품소재산업팀장)

엔고와 원화가치 하락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 기업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엔고로 높아진 구매력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명품 들을 싹쓸이 쇼핑한다는 일본 관광객으로 인한 매출증대 현상인 ‘와타나베 부인 효과’가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일본 시장은 ‘자국 브랜드가 아니고는 명품이나 중국 저가품만 통할 수 있다’는 불문율이 지배하는 난공불락의 성이었다. 여기에 지난 몇년간 700~800원대에 머물던 원ㆍ엔 환율은 아예 우리 중소기업들의 대일 수출 의지를 접게 만든 바 있다. 그러나 2009년 현재 한국 중소기업의 대일 수출사정은 확연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원화에 대한 엔화 환율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경영에 애로를 겪고 있던 일본 기업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화 환율까지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보유하게 된 한국부품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일본 바이어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자. “엔고원저로 한국 부품 구매에 관심을 갖던 중 지난 1월에 개최된 바이 코리아(BUY KOREA) 상담회에 참가했다가 일본 부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한국 부품을 경험하게 됐고 이제는 회사 차원에서 대대적인 한국 부품 구매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1월에 이어 3월에도 방한해 국내 기업과 상담한 일본 유력 주방기기 제조업체 파로마사의 마츠가와 부품조달과장의 얘기다. 실제로 한국을 찾는 일본기업 숫자도 크게 증가했다. 1월 KOTRA 개최 바이 코리아 상담회에는 캐논 등 대기업을 포함한 50명의 바이어가, 3월 킨텍스에서 열린 대일 금형 수출상담회에는 샤프 등 51명의 바이어가 단체로 방한해 국내 기업과 상담했다. 3월 말에는 미쓰비시 전기 등 5개사 10명의 일본 글로벌기업 바이어가 방한했고 4월16~17일에 개최된 ‘한일 부품소재 조달공급 전시회’에는 59개 일본 기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35개사는 아예 자사가 구매하고 싶은 부품을 전시하고 이를 만들어 줄 한국 기업을 찾는 이른바 ‘역(逆) 견본전시’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단순히 환율에 따른 가격효과만으로 일본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무리다. 환율효과를 등에 업은 수출 호조세는 환율이 하향 안정될 경우 힘을 잃게 된다. 또한 일본 글로벌기업은 여전히 높은 품질과 납기, AS 수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중 하나라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모처럼 찾아온 기회가 무산될 수도 있다. 대일 수출 경쟁력을 지속시키기 위해 기술개발은 물론 세세한 준비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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