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강산 카지노 승인유보] 특혜논란등 부담 "일단 지켜본다"

누적적자로 앞날이 불투명한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이 정부의 카지노사업 승인 유보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현대는 카지노사업이 허용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이 중단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지만 정부는 북측과의 협상을 봐가면서 결정하겠다는 태도다. 김윤규 현대아산ㆍ현대건설 사장이 20일 방북, 북한의 아ㆍ태평화위측과 금강산 사업대가 지불금 유예에 대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이를 참고하겠다는 뜻이다. ◇카지노사업 승인 왜 유보됐나 정부 당국자는 "정부가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협력사업 변경에 대한 승인을 유보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금강산 카지노사업을 승인할 경우 특혜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현행법상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설립이 어려운 데다 금강산 카지노만 설립해줄 명분도 없다는 입장이다. 또 20일로 예정된 김윤규 사장의 방북을 앞두고 '북측에 끌려 다닌다'는 인상을 주지않기 위한 전략도 숨어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가 "현대와 북측간 예정된 대북 지불금 유예 협상도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정부는 당초 '남북화해의 상징인 금강산관광이 도박관광화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카지노사업을 불허하는 대신 금강산 관광특구 지정과 육로관광 추진을 통해 금강산관광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잠정 결정했었다. 하지만 당장 금강산관광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인 카지노 사업은 이번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입산료 인하협상 타결될까 김윤규 사장은 20일 오후 5시 30분 동해에서 출발하는 금강호를 타고 2박 3일의 일정으로 금강산으로 갈 예정이다. 현대 안팎에서는 최근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 방북에서 금강산관광에 대한 남북 당국간 의견접근을 이루었을 것으로 분석, 이번 김 사장의 방북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인 유예금 지불시기를 앞당기거나 유예금을 축소하는 선에서 합의가 타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는 매월 북측에 송금하는 1,200만달러 중 600만달러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2005년 4월 이후에 지불하겠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에 또 카지노사업에 대한 입장을 유보한 만큼 협상에 나쁜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전문가는 "북측은 남측 정부가 먼저 현대지원을 위한 조치를 취해주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정부가 카지노사업 승인여부를 유예한 만큼 북측과의 협상이 다시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현대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먼저 나서지 않는 이상 칼자루를 쥐고 있는 북측이 양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시간끌수록 적자만 쌓인다 지난 1월과 2월을 합해 금강산 관광객은 1만5,000명 정도에 불과했다. 현대상선은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8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는 "금강산사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조치와 북측의 양보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돌파구가 없는 상태"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와 북측이 지원을 서로 미루는 사이 금강산관광사업은 적자만 쌓이고 있다. 그렇다고 현대 계열사들의 지원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현대아산에 자금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줄 계열사가 없기 때문. 현대의 고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관광특구 지정과 육로관광 추진이 금강산관광을 활성화 시킬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현대아산이 투자를 단행할 만한 능력이 있는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정부가 금강산관광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해주지 않으면 상반기내에 관광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윤규 사장의 방북에서 북측이 현대측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해도 자본금이 바닥난 현대아산으로서는 당장 지난달에 보내지 못한 대북지불금 400만달러와 이달 말에 보내야 하는 3월분 600만달러 등 1,000만달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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