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촛불' 갈수록 정치화

쇠고기 관보게재 파문 확산<br>대책회 의고시철회 요구 "정권퇴진 운동 불사"<br>민노총, 부산 감만부두서 창고출하 봉쇄투쟁<br>시민-경찰 마찰 커져 대규모 폭력사태 우려

민주노총 조합원과 광우병 부산대책위 관계자 100여명이 26일 부산항 감만부두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하역을 봉쇄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부산=이성덕기자

'촛불' 갈수록 정치화 ■ 쇠고기 관보게재 파문 확산대책회의 고시철회 요구 "정권퇴진 운동 불사"경찰, 물대포로 시위대 진압…격렬 대치지뵈 현장 방문한 천정배의원 봉변 당해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성행경기자 saint@sed.co.kr 민주노총 조합원과 광우병 부산대책위 관계자 100여명이 26일 부산항 감만부두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하역을 봉쇄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부산=이성덕기자 정부가 26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를 관보에 게재하자 시민단체들은 잇따라 고시 철회를 요구하며 정권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촛불집회의 순수성은 빛이 바래지고 더욱 정치적 색채를 띠면서 대규모 폭력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이제 국민들이 정권퇴진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적 거부ㆍ불복종 운동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날도 오후 9시50분께 광화문 주변에서 전경버스를 밧줄로 끌어내려는 시위대들(경찰 추산 3,000명. 주최측 추산 3만명)에게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시민과 경찰의 격렬한 대치가 이어졌다. 특히 조선일보가 있는 코리아나호텔과 동아일보 사옥은 시민들이 던진 신문과 물통 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시위대는 11시가 넘어 토성을 쌓고 세종로를 가로막고 있는 전경버스를 넘어가려는 시도를 하자 경찰이 분말소화기와 물대포를 쏘며 진압을 했다. 천정배 통합민주당 의원이 시위대에 의해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오후 10시경 시위현장인 광화문사거리에 도착한 천 의원은 시민들로부터 "사진 찍으러 왔냐", "민주당은 반성하라" 등의 야유를 들으며 30분만에 현장을 빠져나갔다. 대책회의는 27일 저녁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한 뒤 다음날 새벽까지 서울 태평로와 종로 일대에서 가두시위를 전개하고 28, 29일에는 '고시강행저지ㆍ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한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7월2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과 연계해 국민총궐기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7월5일에는 전국적으로 국민촛불대행진 행사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서울광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정부를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촛불을 더욱 환하게 밝히기 위해 관보게재에 맞춰 총파업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수정안을 고시한 데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헌법재판소에 냈다. 민변은 "입법예고 절차 등 의견수렴 없이 고시를 강행한 것은 행정절차법과 법제업무운용규정, 세계무역기구 위생검역 협정의 입법예고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도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배옥병 전국학교급식네트워크 대표 등 각계 시민사회인사 159명의 명의로 선언문을 발표하고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고시 발효의 즉각적인 폐기 등을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 운하백지화국민행동 등 15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고시강행을 규탄하며 재협상을 촉구했으며, 보건의료노조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노조 간부, 대의원 등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총력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정부 고시 발표를 규탄하는 한편 의료영리화 저지 총력투쟁을 선언한 뒤 가두행진을 벌였다. . 한편 민노총 부산본부와 광우병 부산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50여명이 부산항 감만부두 진입로 5개 차로 가운데 3개 차로를 점거한 가운데 집회를 벌였다. 민노총은 또 이날 오전부터 경기지역 12개 냉동창고에 대한 출하저지에 나섰지만 검역이 재개되지 않아 출하된 물량이 없는 탓에 정문봉쇄와 거리선전전에 치중했다.

관련기사



노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