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파트 미등기매입 실익 없다

◎죽전·수지2지구 등 프리미엄 32평형 7,500만원선/취득·양도세등 부담… 은행 예금보다 되레 “손해”프리미엄(웃돈)을 주고 미등기 전매로 아파트를 살 경우 시세차익이 얼마나 보장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위험만 크지 별 실익이 없다. 최근 경기도 용인·김포 등 수도권 인기지역에서 미등기 전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많이 형성돼 투자가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부동산팀이 용인지역 아파트의 미등기 전매현황을 분석한 결과 죽전·수지2지구 등에서 입주를 1∼2년 앞둔 아파트를 7천5백만(32평)∼1억5천만원(53평형)의 웃돈을 주고 살 경우 금융기관에 맡기는 것보다 나을 게 없었다. 지난 9월 치열한 청약경쟁 속에 분양된 수지2지구 성지아파트 53평형을 웃돈을 주고 미등기 전매로 구입했을 때와 같은 금액을 금융기관에 맡겼을 때를 비교해 보자. 이 아파트는 분양가 2억4천6만원에다 채권상한액 7천8백17만원 중 할인액 2천7백36만원을 뺀 5천81만원을 합친 2억9천만원이 실제 총분양가다. 현재 거래되는 웃돈 1억4천만원을 더하면 총투자금액은 4억3천만원이다. 비슷한 크기인 인근 삼성아파트 49평형의 시세는 4억원이다. 성지아파트 입주시점인 2000년 6월까지 아파트값이 20% 가량 오른다고 가정하면 이 정도 평형의 시세는 4억8천만원선이 된다. 웃돈을 주고 살 경우 입주시점까지 5천만의 차익이 보장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는 다른 변수들이 많다. 우선 미등기 전매로 집을 사면 파는 사람이 내야 하는 취득세·등록세·양도소득세(분양가의 6%정도)를 떠안아야 한다. 성지아파트라면 1천4백40만원을 세금으로 더 내야 하는 것이다. 또 등기가 안돼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으므로 공증이나 가처분을 받아둬야 하는데 이 비용이 1백50만원 가량 든다. 여기에 부동산중개업자에게 3백만원 이상의 수수료를 줘야 한다. 미등기 전매는 위험부담이 있어 일반 중개수수료보다 비싸다. 이를 모두 합하면 성지아파트의 경우 미등기 전매에 따른 부대비용은 1천8백90만원이다. 결국 분양가와 웃돈, 부대비용을 합친 총 투자금액은 4억4천8백90만원이다. 시세와 투자금액의 차이는 겨우 3천1백만원이다. 이는 같은 금액을 금융기관에 맡길 때와 비교할 때 오히려 손해다. 예컨대 이 자금 중 계약금 20%(4천8백만원)와 웃돈(1억4천만원), 중도금(1억4천4백만원), 잔금(4천8백만원)을 하나은행의 환매채(RP)나 기업어음(CP)에 투자했을 경우 세금공제 후 연11%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1년6개월 이상 운용하는 데 유리한 「키다리신탁」에 맡기면 연 13%를 보장받을 수 있다. 또 중도금을 할부금융이나 융자로 대체한다 해도 연 14%의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하는 미등기 전매는 투자실익이 없을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한 투자수단이다. 주택건설촉진법에는 미등기 전매를 하다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특히 용인 지역에 형성된 높은 프리미엄은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향후 기대가치를 과장, 수요자들을 부추긴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미등기 전매는 금융비용, 위험도 등을 감안할 때 「남는 투자」가 아니므로 신중한 주의가 필요하다.<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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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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