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퇴출 피하자" 증·감자기업 급증

김종학프로덕션·초록뱀미디어등 연말 결산 앞두고 잇달아


연말을 앞두고 코스닥업체의 감자와 유상증자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나 상당수의 경우 한계기업들의 증시 퇴출을 피하기 위한 포석인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김종학프로덕션은 이날 570억원의 제3자배정ㆍ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유명 영화감독이며 설립자였던 김종학씨가 떠난 후 줄곧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고 있다. 김종학프로덕션은 올 들어 3ㆍ4분기까지 137억원 매출에 148억원의 순손실을 내 5년 연속 적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신규 자금이 수혈되지 않을 경우 회사의 존속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감자를 통해 자본잠식률을 낮추는 방법을 동원해 퇴출을 피하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체 초록뱀미디어는 지난 9월 5대1의 감자를 결의한 후 임시주주총회를 열었지만 소액주주의 반발로 감자안이 통과되지 못하자 최근 다시 3대1 감자안을 결의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2월부터 퇴출심사를 강화하자 연말을 앞두고 상장폐지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증자ㆍ감자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시도는 보통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 시점에 이뤄지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2~3개월 앞당겨 진행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도 이런 한계기업의 감자와 증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자본잠식 등 한계기업이 감자를 한 후 제3자배정방식으로 증자를 하거나 사채업자를 동원해 증자대금을 가장 납입하는 경우가 있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는 전일 모빌탑에 대해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의 투명성에 하자가 있다"며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소프트웨어업체인 모빌탑은 올 들어 22억원 매출에 16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으며 임원의 횡령ㆍ배임도 발생했다. 이 회사는 이달 초 10대1 감자안을 내놓았지만 결국 퇴출됐다. 이달 들어 이날까지 감자를 결정한 업체는 모두 4곳이다. 지난해의 경우 11월부터 오는12월까지 두달간 28곳(11월 한 달은 8건)이 감자를 시도했고 그 중 10곳은 결국 상장 폐지됐다. 최근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유상증자도 35건에 달한다. 정근해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감자나 증자는 주가에 부정적인 요소지만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런 기업에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