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남북관계의 경색국면 해소를 위한 일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에 대해 의도적 ‘홀대 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청와대는 27일 천영우 외교안보수석과 우다웨이의 회동을 검토하다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았으며, 외교부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평양방문을 마치고 서울을 찾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따로 만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 만큼 이 대통령이 그를 초청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미 카터와 우다웨이에 대한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은 청와대의 일정과 외교적 격식에 따라 결정된 것이지만, 실제 이유는 카터와 우다웨이가 우리 정부와 달리 북한과의 ‘무조건 대화’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다웨이와 카터는 일단 대화부터 하고 보자는 입장인 반면, 우리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우다웨이와 카터의 북한에 대한 유화적 행보는 진정한 남북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천 수석과 우다웨이의 회동이 불발된 데는 지난해 12월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전문공개 파문에 대한 천 수석의 부담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전문에는 천 수석이 외교부 제2차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2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우 대표를 “중국에서 가장 무능하고 오만한 관리이고 북한과 비핵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비난한 것으로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