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종금사 등돌리면 재벌도 맥못춘다”

◎‘기업돈줄’ 단기성 어음할인규모 60∼70조/불도징후땐 즉각 추가여신 자제·회수/우성·건영사태때도 미리대처… ‘선견지명’종합금융사는 기업부도의 징후를 가장 먼저 파악하고 재빠르게 대처한다. 이에 따라 항간에서는 『종금사가 돌아서면 재벌기업도 망한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일부 기업들이 종금사를 설립 또는 인수하려고 애를 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금융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종금사들이 해당기업에 대해 여신을 감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덩치큰 재벌기업도 맥을 못추게 된다. 우량기업만을 대상으로한 60조∼70조원에 달하는 어음할인규모 때문이다. 이는 3∼5년동안 묶여있는 자금이 아니라 주로 3개월단위로 계속 움직이는 단기성 자금이다.이 돈줄이 막히면 어떤 기업도 숨을 못쉬게 된다. 기업부도 징후가 보이면 종금사들은 추가여신을 자제하고 이미 대출한 여신에 대한 회수에 들어간다. 종금사 자금담당자들은 짧게 돌아오는 어음을 취급하므로 거래기업의 자금사정을 파악하는데 용이할 뿐만아니라 거래기업에 대한 사내정보도 어느 금융기관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다. 지난해 부도처리된 우성건설, 건영, 동신 등 중견기업들에 대한 종금사의 여신추이를 보면 종금사들이 여신을 줄이려고한 흔적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종금사들은 우성건설에 1년동안 1천5백억원 가량의 여신을 줄였다. 동신에 대해서도 3백50억원 가량을 줄였다. 건영의 경우 1년동안 총여신이 1백억원가량 감소했다. 여신규모가 감소하다 다시 늘기 시작한 지난 96년 4월(1천66억원)부터의 추가여신은 은행 지급보증이 대부분이므로 이를 감안하면 4백억원 가량을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종금사의 여신회수가 이번 한보철강 부도의 직접적인 요인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숫자로 보면 한보철강에 대한 종금사 여신은 1년동안 2천억원 가량 늘어났으며 올 1월중에도 1천5백억원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순여신은 거의 없다. 은행들의 동일인 여신한도 초과에 따른 지급보증 여신증가가 대부분이다. 종금사들은 거래기업들의 자금사정을 주도면밀하게 파악하고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기업신용도 분석에 철저하다. 한 종금사는 재무구조가 건실치 못하면서 정치권과의 연루설이 있는 기업을 요주의 업체로 꼽고 있다. 바로 한보가 이에 해당한다.<이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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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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