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과 우울증으로 매년 발생하는 사회 경제적 손실이 무려 6조원이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과 자살 증가율 모두 1위를 차지할 만큼 ‘우울한’ 국가로서의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다. 국립서울병원과 이화여대는 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대한사회정신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나라 자살의 사회ㆍ경제적 비용 부담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먼저 자살로 초래되는 사회 경제적 부담과 관련, 자살 사망자의 사망 전 1년간 의료비용과 조기 사망으로 잃은 생산성 손실액을 추계, 총 3조856억원을 산출해냈다. 이 중 조기사망으로 인해 발생한 수입 상실 등 간접 비용이 3조702억원으로 나와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응급실 진료비ㆍ장례비ㆍ수사비 등 자살자 직접 비용도 95억4,000만원으로 나왔다. 이와 함께 자살 사망자 가족의 기회 노동력 손실 등 외부적 간접비용 항목은 1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특히 자살자 가족들의 경우 자살 이전에 비해 정신과적 질환이 4.6배, 일반 질환은 4배 가량 증가하는 등 의료 이용 빈도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과 관련, 보고서는 작업손실 비용ㆍ자살 방지 비용 등 간접 비용을 1조8,550억원으로 추산하는 등 총 2조 153억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04년 국내 사망자수는 24만5,800명으로 이중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1만1,523 명이었다. 이를 인구 10만명 당 자살자 수로 따지면 24명에 해당, 지난 1994년의 10.5명에 비해 10년새 무려 2.4배가 급증했다. 또 이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할 경우 일본이 18.7명(2002년), 오스트리아 14.9명(2003년), 미국 10.0명(2001년 기준) 등이어서 한국이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자살 통계가 확보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는 현재까지 한국이 자살률과 자살 증가율 모두 1위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8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915명에 달하는 청소년이 부모의 이혼, 가정 빈곤, 학교 폭력 등을 이유로 스스로 삶을 포기해, 청소년 자살 문제가 심각한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