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용산 미군기지에 민족공원을

공성석 <서울시 도시계획과장>

오는 2008년에 주한 미군이 떠나는 서울 용산 미군기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미군기지 터 일부를 상업지역으로 개발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민족공원을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주자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하게 되면 100년 넘게 외국 군대가 사용해온 용산이 다시 서울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돼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 남은 과제는 이를 활용해 서울을 더 나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80년대 이후 도시계획에 공원조성을 반영하는 등 줄곧 용산기지의 공원화 방침을 주장해오고 있다. 현재 건설교통부에 승인 신청 중인 2020년 서울도시기본계획에도 공원화 계획이 담겨 있다. 용산 미군기지의 공원화는 서울 시민과 국민들의 오랜 숙원이자 약속이다. 이곳은 1882년부터 무려 122년 동안 청군과 일본군, 그리고 미군이 주둔해온 우리 역사의 아픈 과거를 안고 있는 곳이다. 용산기지 활용에 대해서는 정부, 국방부와 다소 의견차가 있지만 공원화의 큰 원칙은 서 있는 만큼 정부와 서울시가 적극 협력하면 잘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문제는 국무조정실에 설치된 ‘주한미군대책기획단’이 주축이 돼 정부 차원에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반환 부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로서, 도시계획 결정권한을 가진 당사자로서 적극적으로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라도 용산기지가 무분별하게 상업적으로 개발된다면 당장에는 이익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백년ㆍ천년을 내다본다면 당연히 녹지로 보존해야 한다. 용산기지 땅의 일부라도 일반 매각해 빌딩 등을 짓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부지 전체가 민족공원으로 조성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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