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예금보다 금리 높고 시세차익 가능… "노후대비로도 인기"

회사채 투자하기<br>신용등급·영업 현황 등 파악, 부도위험 없는 상품 선택 필수<br>우량채일수록 금리도 낮아 리스크와 수익사이 저울질 잘해야<br>중도에 팔 경우 손해 가능성, 가능한한 만기까지 보유 바람직


좀처럼 은행의 예금 이외 다른 상품은 노크를 하지 않던 K모씨는 최근 회사채에 1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한 회사채는 모두 은행채권이다. 만기도 짧고 수익률도 비교적 높기 때문. 실제 최근 판매가 끝난 한국수출입금융채는 내년 3월 만기에 연 4.03%(세전 기준)의 금리다. 만기가 짧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예금금리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요즘 투자자들 가운데 회사채투자에 대한 문의가 많다"면서 "주식도 불안하고, 예금금리가 낮다 보니 금리가 소폭이나마 높은 우량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상황이 연출되면서 큰 손들의 투자패턴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내년 경제성장률이 4%를 밑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특판상품이나 우대금리를 감안해도 연 4% 안팎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은 4.4%에 달한다. 여기에다 유럽ㆍ미국 재정과 금융위기가 지속돼 실물경기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자의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다. 예금이나 적금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돈을 넣어 놓자니 뭔가 아쉽다. 그래서 최근 큰손들은 눈을 채권으로 돌리고 있다. 채권은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상품이 많은데다 경제가 나빠져 금리가 하락(채권값 상승)하면 시세차익까지 생긴다. 시중은행의 한 재테크 담당자는 "노후를 대비한 자산의 분산 차원에서 채권은 필수라는 게 요즘 부자들은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 안정성 위주로 골라야= 회사채는 통상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하는 이표채가 많다. 증권사별로 판매 할 때 은행 예금금리로 환산한 세전수익률을 공개한다. 채권의 경우 이자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회사채는 포스코, SK텔레콤 등 우량 회사채일수록 금리가 낮아 정기예금과 별 차이가 없고 건설ㆍ해운사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일수록 금리가 높다. 그러므로 현명한 투자자라면 리스크와 수익 사이에서 저울질을 잘해야 한다. 회사채는 만기까지 가져가지 않고 중도에 팔 경우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증권사에서 개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회사채는 기관투자가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회사채가 많기 때문에 되파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때문에 채권에 투자를 하겠다면 부도 위험이 없는 안전한 상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용평가사가 매기는 신용등급을 확인 한 뒤 투자에 나서는 게 낫다. 물론 신용등급이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회사 상태가 급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영업 현황, 재무 유동성 등도 고려해야 한다. 또 채권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해야 한다. 예금은 중도 해약해도 원금이 보장되지만 채권은 금리 변동에 따라 원금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 투자자가 아니라면 채권을 사고 팔아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만기까지 보유해서 이자를 챙기는 방식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간접적인 채권투자 방법도 있다. 펀드가 대표적으로 증권사에서는 다양한 채권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늘어나는 회사채 발행…내년 초까지 이어질 듯=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회사채 발행은 12조3,730억원으로 전달보다 20.3%가 증가했다. 일반 회사채(6조3,600억원)와 자산유동화증권(1조5,946억원), 은행채(2조5,697억원)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발행이 증가했지만 금융채(1조8,487억원)만 소폭 줄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채 투자의 폭도 다양해진다는 의미다. 10월에 발행된 회사채를 등급별로 보면 신용등급이 A등급 이상인 발행액이 5조9,600억원으로 전체의 93.7%를 차지했고 BBB등급(BBB+, BBB0, BBB-)은 4,000억원, BB등급 이하는 전혀 없었다. 또 일반사채는 6조3,100억원으로 전체의 99.2%에 달했지만 전환사채(CB) 등 주식 관련 사채는 500억원(0.8%)에 불과했다. 회사채발행이 늘고 있는 추세는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발행 해 놓은 회사채의 만기가 내년 상반기에 집중돼 차환을 위한 발행이 집중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유럽 등 위기 지속으로 기업들이 미리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금여력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내년 경제 전반의 상황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아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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