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北 공산당이 우리 민족에 끼친 해악


북한이탈 주민이 남한에 오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탈북인들에게 가장 당혹스러운 점은 시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한다. 어디에서 살라는 지시도 없고 무슨 일을 하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다.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자유라고 한다. 자유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스스로 길을 찾으려다 헤매기 쉽다. 북한에서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북한식 생활방식이 편한 것처럼 보이지만 남한에서 그런 식으로는 살기 어렵다. 노동시장에서는 탈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은 답답하다는 평이 많다. 일일이 지시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고 일이 눈에 보여도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손님을 무표정하게 대하므로 얼굴만 봐도 구별해낼 수 있다고도 한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북한 주민들은 시키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에 젖게 된다. 일한 만큼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공산사회에서는 일을 더 해야 손해라는 집단의식이 생기게 된다. 손님에게 잘 대해도 생기는 것이 없으니 친절을 기대하기 어렵다. 공산국가에서 서비스업이 발달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필자는 사람을 네 가지 등급으로 분류한다. 시키는 것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D급, 시키는 것만 겨우 하면 C급, 시키는 것을 잘 하려고 하면 B급,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면 A급이다. 글로벌 시대에 경쟁을 하려면 B급 이상은 돼야 한다. 북한에서 상부 지시에 충실하게 따르는 당 간부는 C급, 일반 주민은 D급이 많을 것이다. 원래 능력 있는 우리 민족에게 북한 공산당이 끼친 크나큰 해악이 바로 이것이다. 북한주민을 C급 이하로 집단 강등시켰다. 북한이 붕괴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경쟁력 없는 D급 주민을 양산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똑같이 나눠먹으니 스스로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창의도 말살된다. 생각의 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적응하려면 공산당이 주입한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사고방식부터 깨야 한다. 이것은 하나원(새터민 정착 교육기관)에서의 3개월 적응교육으로는 부족하다. 생존을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일해야 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북5도민들이 1ㆍ4후퇴 때 내려와 열심히 살면서 성공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