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시행된 서울시의 마을버스 정류장 축소 조치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3일 현재 서울시 홈페이지 민원상담실에는 마을버스 정류장 축소 조치에 대해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항의하는 글들이 쇄도하는 가운데 각각 수십건 이상씩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중곡4동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중학생이라는 이서화군은 "학교에 볼 일이 있어서 마을버스를 탔는데 학교근처 정류장 폐쇄로 중간에서 내려 걸어가다 빙판길에서 얼어죽을 뻔 했다"며 "운전기사 아저씨는 몇 정류장 안되는 거리라며 내려서 시내버스를 타고가라 하고, 학교에 한번 갔다오는 왕복택시비가 일주일 용돈인데 앞으로 어떻게 학교에 다녀야할 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7년간 방배3동 아파트에서 강남성모병원까지 마을버스로 출퇴근해왔다는 권은영씨는 "이게 왠 청천벽력?"이라며 "한 정류장에 몇 노선의 버스가 정차하느냐만을 갖고 폐쇄하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발상이며, 이번 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많은 시민들이 자가용을 이용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서대문구에서 마을버스를 매일 이용하는 두아이 어머니라는 차봉이씨는 "마을버스 정류장 축소로 제일 큰 피해를 보는 당사자는 어린 아이들"이라며 "구 복지관과 문화의 집을 이용하는 어린 아이들은 오늘같은 강추위에도 마을 버스에서 내려10분 넘게 찬바람속에 떨며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윤기현씨는 "신년 교통행정이라는 미명아래 현지 주민들의 실생활권은 고려하지도 않은 채 멋대로 변경해버려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도대체 마을버스의 노선축소가 어떤 경위로 실시됐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는 앞서 시내버스 노선과 과다하게 겹치는 마을버스 노선의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전체 250여개 마을버스 노선 중 시내버스와 정류장이 4곳 이상 겹치는 138개 노선의 정류장을 축소하거나 조정해 종전 10∼20곳에 달하던 마을버스 정류장이 평균 4~5곳으로 줄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