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규제혁파 지속 주장, 시장주의 조타수 기대

■ 전경련 부회장에 이윤호 LG경제硏 고문


‘시장주의를 위해 할 말은 한다.’ 조석래 회장이 이끄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사무국 수장에 이윤호 전 LG경제연구원장이 내정됨으로써 마침내 전경련의 새로운 진용이 구축됐다. 이 상근부회장 내정자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5년간 경제기획원에 몸담아 정부의 생리와 정책결정 과정을 잘 아는데다 최근 12년간 LG경제연구원장을 맡아 시장주의의 신봉자라는 점이 발탁의 이유로 꼽힌다. 특히 취임 일성으로 ‘시장경제 창달’과 ‘국가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천명한 조 회장이 그동안 전경련 자문위원으로 규제혁파 등을 강하게 주장해온 이 내정자를 직접 낙점한 것으로 알려져 이 내정자의 향후 역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재계 주변에서는 이 내정자가 그동안 축적된 역량을 발휘,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규제나 노동계의 무리한 요구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롤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 내정자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와 부동산 세제 등의 반시장적 요소를 가차없이 지적해왔다. 올초 이 내정자는 “양도세 때문에 집을 팔고 싶어도 못 판다. 과도한 세제 정책을 손질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지난해 5월 “경기회복을 위해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기업규제 완화”라며 “수도권 규제를 풀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기업에 각종 세제혜택을 주는 등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LG경제연구원장 출신답게 이 내정자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의 활로에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 사회의 잠재능력을 키워야 하며, 이를 위해 “사회 전체의 시스템과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그는 주장해왔다. 과거와 같은 7~8%의 고성장이 어렵지만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계에서는 전경련 상근부회장에 LG그룹 출신 인사를 발탁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지난 12년간 LG연구원장으로서 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했던 이 내정자의 전경련행에 대해 그룹 차원의 거부감이 컸다면 성사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빅딜 과정에서의 서운한 감정 등으로 그동안 전경련에 대해 냉랭한 자세를 견지했던 LG그룹이 이번 이 내정자 발탁을 계기로 전경련과의 유화적인 관계를 재구축할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오랜 기간 발길을 끊어온 구본무 LG 회장이 앞으로도 전경련과의 냉랭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인지 지켜볼 대목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LG그룹의 입장에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았다.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내정자의 전경련행은) 개인 의사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전경련에 대한 LG의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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