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표·실적호전에 "황소가 날개 달았다"

인플레 없는 성장 '골디록스 현상'에 강세장 연출<br>고용·소비 등 실물지표 호조 -민간소비도 기지개<br>애플등 기업실적 개선 맞물려 "거침없는 상승곡선"


‘황소가 날개를 달았다.’ 월가(街) 투자자들이 거침없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뉴욕 주식시장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지난 4월 말만 하더라도 고용과 기업생산ㆍ소비판매 등 실물경제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미국경제가 일시적 소강국면(소프트패치), 심지어는 경기하강(cyclical downtown) 초입에 들어갔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팽배했다. 하지만 5월 이후 거시경제지표가 크게 개선된데다 그동안 투자심리를 짓눌러온 인플레이션 압력도 억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골디락스 경제’를 의식한 강세장이 연출되고 있다. 또 애플ㆍAMD 등 첨단 기술주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좋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주식시장 강세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물경제지표 개선에 고무된 황소가 기업들의 실적을 등에 업고 날개까지 파닥거리고 있는 양상이다. ◇거시경제지표 청신호=마른 장작과 같았던 뉴욕 주식시장에 불을 지핀 것은 고용과 소비 등 월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물지표들이다. 부시 행정부는 집권 1기 동안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상실했지만 올 들어 미국경제는 매월 평균 18만개 이상의 신규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5%로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민간소비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5월 0.3% 줄어들었지만 6월에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1.0%를 크게 웃돌며 1.7%나 급증했다. 특히 미국경제와 금융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웠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자동차업체들이 매출증가로 부활의 조짐을 보이면서 자동차판매가 4.8%나 늘어났다. 소비활동이 살아나면서 미국 제2의 건자재 소매체인인 로우스와 미국 2위 소매회사인 타깃, 미국 1위의 전자제품 소매체인인 베스트바이 등이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골디락스 경제 진입=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장기 인플레이션 압력은 잘 억제되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2월과 3월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각각 0.4%, 0.6%나 오르며 물가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지만 5월에는 0.1% 떨어졌고 6월에는 변동이 없었다. 특히 6월 CPI는 전년동기 대비 2.5% 오르는 데 그쳐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와 같은 4.4%의 경제성장률은 힘들겠지만 연간 전체로 보면 3.5%의 견고한 성장률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미국경제가 ‘골디락스’ 현상을 보이고 있다. MFR의 조슈아 사피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을 잘 제어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경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골디락스 그 자체”라고 말했다. ◇기업실적에 주가 탄력=기업실적 조사기관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미국기업은 지난해 두자릿수 이상의 이익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올해 2ㆍ4분기에는 7.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실제 발표 내용은 경제지표 호조와 매출증가에 힘입어 월가 예상을 크게 웃돌고 있다. 기술주 대표주자인 애플의 2ㆍ4분기 순익은 주당 37센트로 전년동기의 9센트보다 4배 이상 높고 매출도 35억2,000만달러로 7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회사인 AMD도 월가 예상을 깨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기술주 상승에 불을 지피고 있다. 월가 투자기관들은 GM 등 자동차회사와 부품업체에 대한 투자비중을 상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월가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테러 등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지표 개선과 개별기업 실적호전을 이유로 뉴욕 주식시장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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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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