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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가 때아닌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평소 같으면 깔끔하게 정돈돼 있을 청사 곳곳이 쓰레기 더미로 묻힌 것은 청소용역 근로자들이 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요청에 용역업체가 부랴부랴 대체인력을 투입했지만 각 부처 사무실의 쓰레기통 비우기도 버거운 실정이어서 청사 외부 출입문에 설치된 쓰레기통 등은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 따르면 지난 7일 청사 청소용역 근로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청사 출입문 쓰레기통 주변 등 주요 지역들이 쓰레기 더미로 변하고 있다. 청사 외부 출입문 등에 설치된 쓰레기통은 사흘째 비워지지 않아 쓰레기가 철철 넘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실내를 쓸고 닦는 청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각 동에 2명 정도가 전사무실을 돌면서 쓰레기통만 비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마침 이날은 국회의원들이 해당 부처에 대한 국정감사를 하러 내려온 날이라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더미가 이들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일부 보좌관들은 "무슨 일이냐"며 정부 관계자들에게 문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세종청사 청소용역업체 소속 근로자 300여명 가운데 185명은 7일부터 상여금 400% 지급과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세종국책연구단지나 국회의사당 등의 청소용역 근로자들은 물론 정부세종청사에서도 시설관리 등 다른 용역 근로자들은 상여금을 받고 있는데 세종청사 청소용역 근로자만 상여금 혜택에서 제외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세종국책연구단지 용역 근로자들은 400%의 상여금을 받고 있고 국회의사당과 세종청사 시설관리 용역 근로자들은 각각 150%와 150%의 상여금을 받고 있다.
청소용역 근로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투입된 대체인력이 청소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의 힘만으로 전구역을 청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노조의 김민재 충남세종지부장은 "조만간 청소용역에 대한 부조리한 처우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국무총리 면담을 요청하는 등 대응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