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쌀협상 '산넘어 산' 美 또다른 변수 부상

수입쌀 시판 물량 등서 강경입장 고수…中은 다소 신축적인 태도 보여

농민과 농민단체들이 쌀시장 추가개방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의외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쌀협상 타결의 또다른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쌀협상의 최대 `난적'으로 여겨졌던 중국이 기존보다 다소 신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협상타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그동안 타협적인 자세를 보였던 미국이 막판에 강경입장을 고수, 쌀협상이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24일 워싱턴에서 최종담판 성격의 실무급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협상타결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현재 수입쌀의 밥쌀용 시판 허용과 함께 수입쌀 시판물량을 10년에 걸쳐의무수입물량의 최대 75%까지 확대할 것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단체들이 관세화 유예에 대한 대가로 추가 시장개방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며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는 마당에 수입쌀 시판물량을 최대 75%까지 늘려달라는 주장은 우리 정부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미국은 또 올해 4%인 의무수입물량(TRQ)을 기준연도(88∼90년) 쌀 평균소비량의8%선까지 증량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우리 정부를 곤경에 처하게 하고 있다. 정부는 관세화 유예를 10년 동안 추가 연장하는 대신 의무수입물량을 어느 정도늘려줘야 한다는데는 협상국들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선까지는증량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주 중국과의 실무급 회담에서 완전 타결에는 실패했지만 중국측이 과거보다 신축적인 모습을 보여 협상타결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중국측은 5년간 관세화 유예 후 중간점검을 거쳐 5년간 추가연장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다소 물러나고, 의무수입물량 증량수준도 종전의 8.9%보다 어느 정도 낮추는등 신축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때 쌀에 대해 이례적으로 2004년까지 관세화 원칙의 예외 인정을 받았지만 유예기간이 끝나는 연내에 쌀 관세화 전환여부를결정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신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미 협상 후 다시 회담을 하자고 제안하는 등 한.미 협상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과의 회담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면 쌀협상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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