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시 대통령의 재선과 우리의 과제

사상 최대의 접전양상을 보였던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막을 내렸다. 여론 조사 기관들도 예측하기 어려운 선거 판세여서 미국 유권자들이 현직 대통령을 택한 것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가 회복세를 보여온 데다 이라크 전쟁 및 대테러 전쟁의 와중에서 지도자를 바꾸지않으려는 정서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의 케리 후보가 당선권에 육박하는 선전을 펼쳤으나 현직 대통령의 벽을 넘기는 역부족이었다. 최대 격전지인 플로리다ㆍ오하이오에서 패배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재선에 성공한 부시 대통령은 한층 강화된 집권기반을 바탕으로 의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된 만큼 기존의 신보수주의 기조가 유지되면서 이번 미국 대선의 대세를 가른 최대 이슈였던 대테러 전쟁과 경제문제 등의 해결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신임을 받아 자신감을 가지게 된 부시 대통령이 기존의 일방적인 대외정책을 답습할 경우 국제사회의 긴장과 대립을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 유럽을 중심으로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국제사회의 반(反)부시정서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여기에다 치열한 접전에서 드러났듯이 역대 어느 대선보다도 극심했던 국론 분열양상을 해소하는 것도 부시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우리나라의 대북정책과 경제 및 통상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신감을 얻은 부시정권이 대북 강경정책을 밀고 갈 경우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위험성이 높다고 볼 수 있으나 6자 회담의 재가동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계기로 그동안 다소 소원했던 한ㆍ미관계의 정상화를 적극 추진하고 한ㆍ미안보체제의 강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자유주의 성향이 강하기는 하나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통상압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일환으로 원화절상 압력이 예상된다. 부시 행정부가 의욕을 보이고 있는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기업의 경쟁력강화를 통한 원화강세대응 전략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대(對)중동 강경정책이 지속되면서 테러사태를 비롯한 국제정세가 불안해질 경우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다. 한ㆍ미 우호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재집권이 몰고 올 이 같은 외교 및 경제적 파장에 대한 빈틈없는 대비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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