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저(低)유가 바람 속에 올해 1·4분기 일제히 호실적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4분기 실적 집계결과 매출 2조8,712억원, 영업이익 1,899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87%나 증가한 '깜짝' 실적이다.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1,529억원)과 비교해도 300억원 넘게 증가했다.
항공 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1·4분기에 대한항공이 800%에 가까운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인 까닭은 글로벌 저유가로 유류비를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이 기간 동안 유류비로만 2,443억원을 아꼈다. 더구나 유가가 낮아지면서 고객들이 부담하는 유류할증료 가격도 떨어져 티켓 값이 하락하면서 관광객이 늘어나는 효과도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여객 부문에서 전체 수송객이 8% 증가하는 등 견실한 상승세가 나타났다"며 "2·4분기에는 5월 황금연휴가 있었고 허니문 수요도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화물 부문에서는 미주지역 경기 회복과 엔저 효과 등이 수요 증가를 이끌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역시 저유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4분기 7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년 동기 21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역시 이 기간 1,600억원 감소한 유류비가 흑자 전환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 역시 올해 1·4분기 2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분기 기준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다.
항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 이상 주요 항공사들이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 기록을 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