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주얼리전 12일부터 예술의전당서<br>입체주의·팝아트 등 모티브 기발한 모양으로 작품 만들어<br>또 다른 예술 세계 보여줘… 150명 아티스트 200점 선봬
| 살바도르 달리의 '시계와 빗이 달린 스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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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블로 피카소의 주얼리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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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모던 헤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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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산더 칼더의 유일한 주얼리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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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파를 대표하는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20세기 예술 전반에 혁명을 일으키며 미술사의 흐름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피카소는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매체와 재료를 융합한 독특한 작품 세계를 연 작가로도 유명하다.
1950년대 중반 그는 자신의 연인이었던 도라 마르를 위해 작은 조개껍데기로 목걸이 몇 점을 만들면서 주얼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피카소가 최초로 금을 재료로 만든 주얼리는1956년 프랑스 남부의 작은 전원 마을인 엑상프로방스에서 태어났다. 피카소는 자신이 만든 테라코타 접시를 금으로 만들어 줄 기술자를 찾는 과정에서 금 세공사 프랑소와 위고를 소개받았으며 그와 함께 물고기· 얼굴·동물 등 신화적 상상력이 담긴 금 펜던트를 다수 제작했다.피카소를 비롯해 세계 미술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아티스트의 예술혼이 담긴 주얼리 작품 200여점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12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The Artist as Jeweler'전이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것. 서울경제와 지온아트앤디자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주한프랑스문화원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프랑스 루베, 미국의 뉴욕과 마이애미를 거쳐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서울에 상륙한다.
파블로 피카소, 조르주 브라크, 페르낭 레제, 만 레이, 살바도르 달리, 알렉산더 칼더, 앤디 워홀, 아니쉬 카푸어, 루이즈 부르주아, 데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등 내로라하는 현대 미술의 거장들을 비롯해 조각가, 화가, 디자이너 등 150여명의 아티스트가 만든 주얼리 200여점이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알렉산더 칼더는 자신이 직접 망치를 두드려 철사를 재료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주얼리 작품을 직접 제작했으며, 살바도르 달리가 1949년 선보인 '텔레폰 이어링'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시계'와 같은 초현실주의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졌다. 만 레이는 '옵틱-토픽'이란 이름의 황금 마스크를 제작했는데, 아주 작은 구멍으로 이뤄진 두 개의 소용돌이 무늬를 통해서만 밖을 볼 수 있게 돼 있어 단순한 주얼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팝 아트의 대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1968년 멀티플스사와의 협업을 통해 '모던 헤드'라는 이름의 팬던트 브로치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두 개의 판형으로 이뤄졌는데, 하나는 그의 팝 아트 작품에서 자주 사용한 삼원색을, 또 하나는 흑백의 단색으로 제작돼 주얼리에서도 그의 예술적 감각을 만날 수 있다. 미국의 대중 문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작품 세계를 구축해 현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제프 쿤스의 '토끼'라는 작품은 목걸이 팬던트로 다시 태어났다. 이처럼 수집과 착용의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면서 '착용 가능한 예술'(Wearable Art)의 시대를 연 주얼리 작품들은 예술과 패션, 작품과 장신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지온아트앤디자인의 한 관계자는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에 걸쳐 예술가들이 만든 주얼리는 현대 미술의 축소판으로,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면서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기하학적 추상, 팝아트, 미니멀리즘에 이르는 현대 미술의 각 특성은 주얼리에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면서 거장들의 기발하고 색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밝혔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7시까지이며 입장권은 인터파크에서 구매할 수 있다. (02)541-3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