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정부 지원 열악·규제 심해 성공 힘들어 "IT벤처 살아남기 어렵다"

세계 IT경영 포럼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관련 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났지만 정작 국내 환경은 정보기술(IT) 벤처가 살아남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유명한 '씨온'의 안병익 대표(사진 왼쪽)는 17일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세계 IT경영 포럼'에서 "웬만하면 창업하지 말라"는 표현으로 척박한 국내 창업 현실을 토로했다. 안 대표는 대기업 사내 벤처로 시작한 '포인트아이'와 '씨온' 등 3개 회사를 잇따라 창업하고 이 가운데 포인트아이의 코스닥 상장과 인수합병(M&A)을 이뤄낸 성공적인 '벤처인'이지만 그런 그에게도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최근 국내 벤처캐피털은 마치 금융기관처럼 변질돼 있다"며 "사업가가 초기 자금을 얻고 회사를 일정 수준까지 유지하는 데 굉장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창업가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해 갖는 '장미빛 환상'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스마트폰 게임 '블리'와 '퀴즈탐험대'로 유명한 넥스트앱스의 김영식(사진 오른쪽) 대표는 "지난해부터 정부·학교·언론 등 온 나라에 창업 분위기가 휘몰아치면서 소규모 IT 벤처가 무수히 생겨났지만 현실은 암담하다"고 말했다. 이들 벤처 가운데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준 곳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얘기다. 이어 김 대표는 "애플리케이션 마켓 순위 1등을 달성해도 실제도 많은 돈을 버는 곳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IT 벤처들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열악한 정부 지원과 IT 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승원 중소기업청 창업벤처 국장은 "일본과 싱가폴의 경우 엔젤 투자 활성화를 위해 투자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를 각각 40%, 50%나 보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10%에 불과해 소득공제 수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영식 대표는 "게임이나 인터넷 관련 법이 창업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출발한 벤처도 외주 개발사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정부는 일단 만들어진 벤처가 계속 유지되는 데는 관심이 없어 원대한 꿈을 가지고 시작한 회사들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거의 외주 개발로 연명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토론에서는 청년 창업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토론을 이끈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앞으로는 금융분야에 IT를 접목시켜 다양한 창업 아이템을 구상할 수 있다"며 "꿈이 있는 청년들은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김영식 대표는 "다음 창업 기회는 5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IT 벤처를 꿈꾼다면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김원기(연세대 4학년) 세계 IT경영 포럼 위원장을 중심으로 대학생 10여명이 IT 산업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마련한 행사로 이들은 향후 3년간 해외에서 대규모 포럼과 전시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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