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겹쳐 연중 최저치로 밀리면서 투자자들이 종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지속적인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약세장에서의 대표적 투자전략으로 배당투자를 꼽고 있다. 주식시장의 낙폭이 큰 상황일수록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노리는 전략이 관심을 끌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3월 결산법인에 대한 배당투자에 관심을 두는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약세장 대안은 배당투자=일반적으로 주식에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주가가 오른 데 따른 자본차익(capital gain)과 배당소득으로 구성된다. 그 동안 주식시장에서는 배당률이 낮아 주가 등락에만 관심을 갖는 단기매매가 성행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식시장이 약세 국면을 이어가고 있고 정부의 배당제도 개선에 대한 조치가 잇따르고 있어 배당투자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특히 올해 배당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어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배당기준일 변경과 분기 배당제도화, 시가배당 공시 의무화 등 배당투자의 장점을 늘리기 위한 배당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약세장이 지속된다면 시세차익에 따른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수 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배당투자에 대한 메리트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 관점에서 3월법인 배당투자 관심둬야=12월 결산법인에 대한 배당락이 지난해 말에 이뤄진 만큼 현 시점에서 관심을 둬야 할 배당투자 대상은 3월 결산법인들이다. 3월 법인에 대한 배당락은 3월말께 이뤄질 예정이어서 아직 여유가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리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3월 결산법인 가운데 대표적인 배당투자 업종은 매년 고르게 배당수익률을 나타낸 증권업종이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증권사들의 지난 상반기 실적이 미국 경기회복 지연 등 외부환경의 영향으로 악화됨에 따라 올해에는 배당투자에 대한 메리트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석생 우리증권 연구원은 “증권주의 경우 특별히 높은 수준의 배당이 아니라면 배당을 받고 배당락 당일에 파는 것보다 배당락 전일이나 그 이전에라도 수익을 올렸을 때 미리 파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보험업종은 투자영업 부문에서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어 배당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적 양호하고 배당수익률 높은 종목 관심=3월 결산법인에 대한 배당투자를 고려할 때 과거의 배당수익률과 함께 기업들의 실적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만 배당수익률과 함께 주가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투신증권은 3월 결산법인 가운데 실적이 양호하고 매년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인 배당투자 유망종목으로 한국주철관ㆍ동양화재ㆍ동부화재ㆍ대웅ㆍ대동전자ㆍ코리안리ㆍ현대해상ㆍ대구백화점ㆍ동화약품 등을 꼽았다. 한국주철관의 경우 현재의 가격에서 주식을 샀을 때 기대되는 배당수익률이 과거 3년간 평균 9.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상반기(2002.4~9월) 누적 순이익도 31억원에 달해 안정성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 대동전자ㆍ동양화재ㆍ대웅ㆍ동부화재ㆍ코리안리 등도 최근 3년간 배당수익률이 4%를 웃돌았다. 또 코스닥 3월 결산법인 가운데 배당투자 유망주로는 에스씨디ㆍ유나이티드ㆍ대웅화학 등이 꼽혔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