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출입은행 등 정부 유관기관 "안전한 PEF가 좋아"

위탁운용사 레버리지 않는 곳 선정

정부 유관기관들이 최근 펀드 출자 운용사를 선정할 때 레버리지 전략(자금을 차입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활용하지 않는 사모펀드(PEF)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2.00%로 낮아져 차입금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었지만 안전한 투자전략을 펴는 사모펀드를 선호하는 것이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500억원 규모의 '중소·중견기업 해외 진출 펀드' 운용사 입찰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 KTB PE, 유니슨캐피탈 등 3곳을 후보 운용사로 선정했다. 행정공제회는 지난 21일 1,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위탁 운용사로 IMM PE, 스틱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유니슨캐피탈을 후보자로 추렸다.


수출입은행과 행정공제회는 정부 유관기관들로 이들의 선택을 받은 사모펀드들은 대부분 레버리지 전략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 실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추가 자금 차입을 통한 경영권 인수방식보다 소수지분 투자를 주로 한다. KTB PE와 IMM PE 역시 레버리지 전략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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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 PE 관계자는 "과거에 레버리지 전략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출자자들이 레버리지 전략을 활용해 실패한 과거 사례들을 의식하고 있는 것 같아 이번 투자제안서에는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수출입은행 관련 투자에는 레버리지 전략을 활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이번 출자 운용사 선정과정에서 레버리지 전략 활용 유무가 절대적인 선정 기준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다"며 "최근 출자자들 사이에서 차입을 적게 활용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사모펀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출자자들이 안전한 투자 성향을 가진 사모펀드를 선호하는 것은 대규모 자금을 차입하는 방식의 투자는 고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기 때문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정부 유관기관들에는 자금 차입을 통한 투자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모펀드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레버리지를 활용해 경영권 인수 투자전략을 폈던 보고펀드와 H&Q가 각각 LG실트론과 에스콰이어에 투자해 실패한 전례가 있다"며 "이 때문에 정부 유관기관들은 저금리 환경에서도 레버리지를 크게 활용하는 사모펀드는 다소 꺼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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