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기법인에 팔아 3배 시세차익

◎OB맥주 주식소유 금복주·무학주조 대표/“두산 소주시장 침투저지” 목적서 변질/“자사엔 평가손 발생” 경영압박 우려도OB맥주 주식을 대량 확보, 이를 근거로 OB의 회계 장부열람까지 시도하면서 큰 논란을 야기했던 지방소주업체 대표들이 보유 주식 상당수를 법인으로 넘기면서 막대한 시세 차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증권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권 참여를 위해 OB맥주 주식을 대량 매입했던 대선주조를 비롯 금복주 무학 등 지방소주 3사 중 대선을 제외한 2개사 대표들이 장외거래를 통해 OB주식을 지난해말 법인으로 매각하면서 각각 12억여원과 27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금복주와 무학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당초 주당 2만원 밑으로 매입한 OB맥주 주식을 매입가격보다 최고 3배나 높은 가격에 지난연말 법인에 팔았다. 금복주의 김동구 사장은 2만6천4백70주를 최고 시세를 보이던 지난해 12월 주당 6만4천원에 법인에 넘겨 12억여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또 며칠뒤인 24일에는 금복주가 결산을 앞두고 보유주 20만8백60주를 주당 4만6천2백원에 자전거래함으로써 40억원 이상의 장부가격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학주조의 최재호 사장은 지난해 11월 13만3천주를 당시 시세인 주당 4만4백원에 팔아 약 27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들 업체는 관계법에 따라 주식매매내용을 당국에 신고,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으나 도덕적으로는 상당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는 당초 이들 회사가 두산경월의 경남지역 소주시장 침투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OB맥주 주식을 대량매입 했으나 당초 의도에서 벗어나 소유법인을 이용한 변칙적인 주식투자로 변질된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OB맥주에 대한 경영참여를 위해서는 법인이 주식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들 법인이 대표이사 개인 명의로 확보하고 있던 주식을 시세보다 훨씬 비싼가격으로 떠안음으로써 상당액의 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돼 경영에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복주와 무학은 지난 95년 영업실적이 부진, 1백37억여원과 12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한데다 지난해 소주판매량이 무학주조는 10.5%(5만2천4백㎘)가 늘었으나 금복주는 전년보다 13.7%나 줄어든 3만7천6백52㎘에 불과한 등 경영여건이 악화된 상태인데다 주식매입으로 막대한 자금부담을 떠안게 됐다. OB맥주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들이 보유주식을 법인에 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은 것은 법인을 이용해 개인적인 이익을 확보한 것으로 비난받을 만하다』며 『이는 그들이 당초 OB맥주 주식매입의도를 의심케하는 것으로 도덕적인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남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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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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