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작은 실리를 탐하다

제4보(45~60)



백46까지 굴복시켜 놓고서 조훈현은 흑47과 49로 하변을 틀어막았다. 완벽하게 완성된 하변의 확정지가 30집 남짓. 대번에 흑은 압도적인 우위를 확립했다. 수순 가운데 흑47로는 참고도1의 흑1로 두고 싶은 것이 아마추어의 제일감이지만 그것은 과욕이다. 백2로 뿌리를 내리게 되면 좌우의 흑진이 엷어져서 흑이 도리어 불리하다. 백50, 52는 대세의 급소. 일단 이것으로 좌변 일대에 잠재력이 생겼으므로 백도 희미하나마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다. 하변에 30집이 넘는 실리를 확보한 조훈현은 기분이 무척 좋았다. 이제 중앙의 미생마만 수습하면 이긴다고 생각한 그는 수습의 방책을 궁리하다가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기훈에 생각이 미쳤다. 그렇지, 그냥 수습에 급급할 게 아니야. 그는 비교적 허약한 우변의 백대마를 공격하면서 실리를 벌고 그 흐름을 타면서 중앙을 수습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흑53이 그 생각의 소산이었는데…. 백54로 압박한 수가 회심의 일착이었다. 어마 뜨거라. 55로 내뺐으나 56에서 60으로 꾹꾹 누르자 백의 형세가 대번에 훤해졌다. 흑53으로는 참고도2의 흑1, 3으로 둘 자리였던 것이다. 흑53은 결과적으로 작은 실리를 탐한 완착이 되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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