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동차 빅딜] 조기매듭 대우에 달렸다

삼성자동차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을 추진중인 삼성이 지난 24일 「SM5 계속 생산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대우에 넘기겠다」고 나서자 대우가 난감해졌다.대우관계자는 25일 『아직 삼성측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은 일이 없다』며 『언론보도가 사실이라면 모든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는 삼성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SM5 계속 생산 여부까지 포함한 모든 방안을 새롭게 검토해야 할 처지다. 어찌됐건 빅딜의 최대 쟁점이 사라진 만큼 대우의 결정에 따라 타결시점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입장 굳힌 삼성=삼성은 25일에도 전날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대우측이 SM5의 판매까지 삼성이 맡으라고 요구하는 마당에 삼성 입장에서 굳이 SM5 계속 생산에 연연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SM5 계속생산에 따른 손실분담을 걱정할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다. 협력업체의 경우 삼성측이 SM5 생산중단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고용문제는 이미 삼성측이 자체적으로 거의 해결한 상태. 삼성자동차의 부채에 대해서는 삼성측이 4조원에 육박하는 부채를 전적으로 끌어안는 대신 4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산공장의 가치를 대우전자와의 정산을 통해 계산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사실상 삼성자동차를 정리하겠다는 의미다. ◇곤혹스런 대우=대우는 25일 내내 삼성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고심했다. 줄기차게 SM5 계속생산을 요구해온 삼성이 갑작스레 이 요구를 철회한 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대우 관계자는 『양사가 지난 3일 SM5 계속생산과 「선인수 후정산」에 합의한 것은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조기가동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지적하고 『삼성측이 부산공장 조기가동을 사실상 포기한만큼 이제 협상도 선정산 후인수로 방향을 틀어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대우는 평가기관인 딜로이트투시토마츠(DTT)에 인수가격결정을 맡기고 그 결과를 기다릴 계획이다. 겉으론 「평가결과에 따라 인수계약을 체결하면 된다」며 초연한 표정이다. 대우 관계자들은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진만큼 삼성자동차 빅딜이 의외로 빠르게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있다.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들=대우는 최초 입장대로 SM5 생산을 중단할 지에 대해선 아직 결론을 못내리고있다. 경제성면에서 생산중단이 당연하지만 지난달 28일 김태구(金泰球)대우구조조정본부사장이 SM5의 계속생산이 불가피한 이유로 제시한 「지역정서등 제반여건」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삼성측 주장대로라면 SM5 단종에 따른 삼성자동차 직원과 부산지역사회의 거부감 역시 대우가 해결해야 할 상황이다. 대우로선 결코 바라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재계는 대우가 그동안 『SM5를 억지로 만들수는 있어도 팔 자신은 없다』며 삼성을 압박해온만큼 생산중단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있다. SM5 생산여부와 관계없이 대우는 부산공장을 자동차 생산기지로 계속 활용할 계획이다. SM5를 계속생산할 경우에도 마티즈 등 자사가 원하는 차종을 부산공장에서 병행생산한다는 계획을 이미 갖고있다. 한편 협력업체 처리문제를 삼성측이 어느 정도 해결해주겠지만 그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부담이 결국 대우로 넘어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향후 협상과정에서 이 문제를 놓고 힘겨운 줄다리기를 해야할 것으로 보고있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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