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가 급속하게 진행되던 90년대 초반 대부분의 기업들은 엔화 강세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수출에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었지만 일부 기업들은 이로 인해 이중고를 겪기도 하였다. 일본에서 원자재를 전량 수입해서 미국에 완제품을 파는 업체들의 경우가 그러했다. 이는 원자재 수입 가격이 엔화 강세로 급등했지만 대미 수출 가격은 달러 약세로 수입가격 상승을 도저히 따라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엔화 강세에 따른 피해를 입는 업체의 경우와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전량 수입하는 원유가격은 급등하고 있지만 수출 주력품인 반도체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가 등이 이미 오를 만큼 올라 악재는 대부분 시장에 반영되었다고 하지만 이들 악재가 안정될 때까지 시장은 피로를 호소할 것 같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