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대량 이직사태는 산자부 직원들을 동요시키는 진앙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아니라 산업정책의 공백마저 초래할 조짐이다.30일 산자부에 따르면 지난주말 이창양(李昌洋)산업정책과장, 이진환(李辰煥)투자정책과장이 사표를 내 본부대기 인사발령을 받았다.
행시 29회 수석으로 지난 9월 정덕구(鄭德龜)장관에 의해 파격적으로 발탁됐던 이창양과장은 곧 S대나 K대 교수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에서 국제변호사자격을 딴 이진환과장은 법무법인 「김&장」으로 스카웃됐다.
모 1급간부는 곧 민간기업으로 취직이 확정된 상태이며 지난 9월 산자부 대규모 과장급 인사때 승진한 초임과장중 상당수도 이직이나 대학원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에 엑소더스 사태가 발생한 것은 올해에만 이번이 두번째.
지난 여름 백만기(白萬基)특허청 심사4국장이 명예퇴직해 법무법인 「김&장」으로 옮겼으며, 이현식(李賢植)과장은 LG칼텍스정유 상무로 직장을 옮겼다. 이홍규(李弘圭)중소기업정책반장은 벤처기업으로 방향을 잡았다.
산자부 최고의 통상맨으로 자타가 공인하던 안완기(安完基)서기관 역시 비슷한 시기에 한미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산자부의 이직행렬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게 내부의 전망이어서 심각한 산업행정의 공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
鄭장관은 자신이 파격적으로 발탁한 젊은 과장들마저 산자부를 등지자 『괘심하다』는 말과 함께 『이직 대기선수가 있으면 이번 달안에 손을 들어라』라며 내심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이직사태가 산자부의 현재 위상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같다』고 말하고 『부처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엑소더스의 배경을 설명했다.
어찌됐든 산자부는 30명에 가까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지 3개월도 채 안되어 조직을 다시 짜야할 궁지에 몰려있다.
박동석기자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