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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황제 플류셴코, 준비없는 이별

싱글 경기 전 허리 통증으로 기권

러 단체전 이은 2관왕 꿈 접고 은퇴

'피겨황제' 예브게니 플류셴코(32·러시아)가 뜻밖의 부상으로 올림픽 도중 은퇴를 선언했다.

고국에서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올림픽 두 번째 우승을 노리던 플류셴코는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피겨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경기를 앞두고 기권했다.

실전을 앞두고 링크에 나와 6분간의 연습을 진행하던 그는 트리플 악셀 점프를 시도하고는 갑자기 허리를 붙잡고 몸의 이상을 호소하더니 한동안 링크를 천천히 돌며 몸을 안정시키려 애썼다. 이어 다시 한 번 악셀 점프를 뛰어봤지만 고개를 젓고는 심판석에 다가가 뭔가를 이야기한 뒤 링크를 빠져나갔다.


경기 기권 의사를 밝힌 그는 이어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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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류셴코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원하던 방식은 아니지만 이제 아마추어 스포츠와는 작별"이라며 "하지만 나는 이미 금메달을 따냈으니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신께서 '예브게니, 이제 충분하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나이는 상관없지만 이미 12번의 수술을 거친 터라 몸을 챙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에게 죄송하지만 나는 정말 울음이 날 정도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팬들을 향해 양해를 구했다.

신기의 4회전 점프를 구사하는 플류셴코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2002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허리 부상에 시달린 그는 남자 싱글 출전권을 후배에게 미루고 단체전에만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를 대신해 러시아 대표로 선발된 막심 코프툰이 국제대회에서 부진하자 다시 러시아 대표로 복귀했다.

플류셴코는 이번에 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에 올라 러시아의 피겨 단체전 초대 우승에 기여했다. 싱글 무대 두 번째 금메달의 꿈을 접은 그는 "앞으로 아이스쇼에서 연기를 보여주고 싶지만 지금 당장은 허리에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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